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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이란 모두 '숨고르기'…정면대결 한고비 넘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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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이란 심각한 피해, 모든 목표 완수"

하메네이, 보복 언급 않고 '내부 단속' 메시지

연합뉴스

테헤란 시내에 걸린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네타냐후 총리의 그림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보복의 악순환 속에 정면대결 직전까지 치달았던 숙적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스라엘은 26일(현지시간)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해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 등 곳곳의 군기지, 미사일 관련 시설을 공습했다.

이튿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의 공격에 대해 "공군이 이란을 공격해 방어 능력과 우리를 겨냥한 미사일 생산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공격은 정확하고 강력했으며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해 이란을 직접 겨냥한 추가 공격은 없을 것이란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이번 공습은 이달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었다. 이란의 1일 미사일 발사는 7월31일 자국에서 벌어진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등을 보복한다는 명분이었다.

4월에도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 폭격 뒤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드론 보복 발사, 이후 이스라엘의 이란 중부 이스파한주 군시설 공습이 이어졌다.

양국이 이처럼 보복에 재보복을 거듭하던 터라 네타냐후 총리의 '목표 완수' 발언은 더욱 주목받았다.

당초 예상과 달리 공습의 표적도 이란의 핵·석유 시설이 아닌 군시설이었다는 점에서 '절제된 공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의 입장 발표도 이전과는 달리 '절제된' 어조였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최근 오판이 과장되거나 폄하돼선 안된다"며 "그들이 26일 이란에 대한 침략을 과장하는 것은 틀렸지만 그들이 한 짓을 대수롭지 않다고 여기는 것도 틀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부는 시온주의 정권이 이란의 국력과 결의의 수준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게 중요한데 그중에서도 국민의 심리적 안보, 즉 두려움이나 의심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월 하니예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에 암살됐을 때 즉시 '고통스러운 보복', '피의 대가'를 지사한 것과 달리 이번엔 내부 단속에 무게를 둔 것이다.

1980년대 이라크와 전쟁 이후 약 40년만에 처음으로 적국 전투기의 대규모 침입을 받아 공습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위가 낮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 이란군이 "적의 공습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즉시 입장을 낸 것도 이스라엘에 대해 즉각 보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란 내 강경파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도 27일 "시온주의 정권의 최근 침략 행위에 이란은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면서도 "그들은 절박함을 벗어나려고 이란을 공격했으나 또다시 실패를 떠안았다"고 주장했다.

이란 언론들도 이날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연설을 전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란 최고 지도부 역시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에 단기간 내 군사적 대응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대규모 공습 직후 네타냐후 총리는 '목표 완수'를,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를 오판으로 규정하며 '내부 단속'에 방점을 찍으면서 양쪽 모두 아전인수식으로 자평한 셈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헤즈볼라 전쟁이 격화하는 데다 미국 대선을 한주 앞두고 이란과 추가 충돌을 보류할 필요성이 커졌고, 이란으로선 효과가 작은 것으로 드러난 미사일 발사 외에 뾰족한 공격 방법이 없는 터에 내부 재정비를 위한 시간을 얻기 위해서로 보인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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