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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일)

신분상승 기회는 오직 부동산?…2030 "퇴근 후 인강, 주말엔 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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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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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직장인 A씨는 부동산에는 일절 관심을 두지 않고 지냈다. 연일 뉴스를 통해 접하는 고금리, 대출 규제, 집값 등락은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평소 이용하는 SNS에서 사람들이 '임장'을 다니고 부동산 관련 스터디 모임을 하는 걸 보게 됐다. A씨는 부동산 공부를 시작해야 하나 고민이다.

#30대 직장인 B씨는 직장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소비보단 저축과 절약을 우선하면서 목돈을 마련했지만, 어디에 쓸지 고민이었다. 부동산의 문턱은 높고 이 돈으론 '내 집 마련'은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친한 직장 동료의 주택 매수 소식에 나도 집을 살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는 부동산 '원데이 클래스'를 시작으로 평일 퇴근 이후에는 온라인 원격 강의를 듣고, 주말이면 임장 공부 모임을 나가고 있다.

고금리와 정부 발 대출 규제로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한파가 불고 있다. 상승은커녕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도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에도 2030세대의 부동산 공부 열망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SNS 등을 통해 부동산 공부에 전념한다는 이들이 늘어나고, 젊은 세대가 접근하기 쉬운 '원데이 클래스'와 온라인 공부 모임 등에서 부동산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셋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 상승률은 0.09%로 전주 0.11%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상승 국면은 여전하지만, 상승폭은 확연히 줄어들며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누그러진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 목표와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과 규제 적용 등으로 인해 시장 전반이 조정되고 있다는 평가다. 신고가를 경신하던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의 매수세가 줄어들고 서울 외곽지역과 수도권에서는 하락 거래까지 확인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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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부동산'으로 검색시 볼 수 있는 각종 게시물/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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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시장 냉각과는 무관하게 부동산 공부에 열을 올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선 부동산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계정이 다양하다. 딱딱한 글귀 위주의 정보공유가 아닌 만화, 영상물, 카드뉴스 등의 형태로 부동산을 쉽게 설명하고 상호 공유한다.

소위 인플루언서가 주최하는 원데이 클래스는 1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어도 연일 마감이다. 부동산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을 듣고, 현장을 둘러보는 임장까지 함께 진행하는 일정으로 운영되며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려는 이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부동산 강좌를 찾아듣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강의 구독 플랫폼 스타트업인 클래스 101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부동산 관련 강좌(25일 기준 91개)를 듣는 수강자 중 2030세대의 비율은 38.6%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2.8%) 대비 17.7%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유명 인플루언서와 함께 개설한 강좌의 경우 80% 가까운 신청자가 2030세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클래스 101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부동산 관련 강좌의 신청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2030세대 비중도 높아지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콘텐츠도 늘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2030세대의 부동산 관심도 증가에는 지난 부동산 상승기 경험에 따른 자산 증대 기대감도 있지만, 최근 국내 주식 시장 부진에 따른 안정적인 자산 확보 욕구도 더해진 탓이다. 코로나19 시기 유동성 증대로 주식 시장에 투자하며 자산 증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젊은 세대가 부동산으로까지 관심도를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주요 주택 매수층이 과거 4050세대에서 2030세대로 내려왔다. 2017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상승기에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세대에게 부동산은 일종의 '탈출구'로 근로소득으로도, 주식·코인으로도 부자가 되기 어려운 현실에서 신분 상승의 기회는 오직 부동산이라는 인식이 퍼진 것"이라며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인 만큼 단계적 상승을 위해 미리 부동산을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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