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보복 언급 대신 "방어에 한계 없다"
26일 이란 테헤란에서 폭발음이 수 차례 들린 후 전경. 테헤란=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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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란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지원하는 길을 엄중히 따르고 있으며,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에 계속해 맞설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3차례 걸쳐 대규모 공습을 가한 당일 발표된 입장이라는 점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스라엘과의 추가 충돌을 피하려는 듯 수위 조절을 한 모습이다.
26일 중동권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날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공식 웹사이트에 게재된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사담 후세인과 벌인 8년 간의 전쟁(이란·이라크 전쟁), 그리고 몇 년 간 이어진 미국의 적대 행위에 맞서면서 우리가 스스로를 방어하려는 결의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자신이 중동을 순방하는 동안 이란의 '보복 역량'을 설명했다고 강조하며 "누구도 이란 국민과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방어 의지를 시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로 최소 181기의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한 보복이라며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새벽 3차례 걸쳐 이란에서 공습을 감행했다.
그러나 압바스 장관은 이스라엘로부터 공습을 받은 사실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을 향해 구체적 보복을 경고하거나 군사적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자주 사용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 등의 표현도 쓰지 않았다. 이러한 수위 조절에는 '이스라엘과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중이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이란 총참모부가 별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전투기는 테헤란, 일람, 후제스탄 등지의 레이더를 표적으로 발사됐는데 제한적인 피해만을 줬다"며 이스라엘 성과를 저평가한 것도 확전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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