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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토)

교보문고 '상생조치'에 화난 동네책방…"주문도 안 한 책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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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구 "수작업하다 생긴 실수"

[앵커]

'한강 작가 책은 팔지 않으니 가까운 동네 책방을 이용해달라.' 교보문고를 비롯한 대형 서점들이 책을 독점한단 비판을 받자 저런 안내문을 내붙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동네책방은 더 화가 났습니다.

왜 그런지, 윤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등 대형서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매는 물론 지역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도매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역서점 절반가량과 거래하는 교보문고는 노벨상 수상 소식 하루 뒤인 11일부터 나흘간 도매 주문을 막았습니다.

중소형 서점들에서 '책이 안 온다'는 불만이 계속됐고 나왔고 공정위 신고까지 언급됐습니다.

그러자 닷새 전, 이달 말까지는 자사 매장 8곳에서 하루 2천부씩만 팔겠다는 '상생 조치'를 내놓았습니다.

동시에 상당수 동네책방에 주문하지도 않은 한강 작가 책들이 도착했습니다.

[동네책방 대표 : 갑자기 주문 내역에 채식주의자가 다섯 권이 잡혀있는 거예요. 21일 날도 '작별하지 않는다' 다섯 권이 그냥 출고가 됐어요.]

이유를 물었더니 일괄적으로 책을 보냈다는 답이 왔다고 했습니다.

[동네책방 대표 : '싫으면 반품해라.' 원래 반품도 안 되는 건데 이번만 해줄 테니까 이틀 안에 하라고…]

[동네책방 대표 : 달라고 할 때는 안 주더니 왜 내가 주문하지도 않은 걸 이렇게 보내면 어떻게 소화하라는 거지…]

교보문고는 수상 직후 도매 주문을 차단했던 것은 책 실물을 확보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었던 조치였고 도매 주문을 개시한 뒤 기존보다 적은 비율을 도매로 보낸 것도 맞다고 했습니다.

[양진영/교보문고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장 : 도매와 소매의 어떤 운영적인 프로세스를 정립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하겠습니다.]

나중에 주문 안한 책까지 보낸 것에 대해선 책을 빠르게 공급하려 수작업을 하다 생긴 실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서점들은 단기적인 상생 조치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대형서점이 도매상과 소매상 역할을 동시에 담당하는 구조가 문제라는 겁니다.

[이정은/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도매 거래를 하기로 했으면 도매를 어느 정도를 확보를 해서 빼줘야 되는데, 지금은 도매·소매가 다 뒤죽박죽 되어 있는 거예요. 그럼 저희는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정부가 나서서 유통구조를 바꿔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정은/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독서 문화활동을 지역에서 골고루 할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국가의 의무…]

[영상취재 이주현 최무룡 이현일 / 영상편집 박선호]

윤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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