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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광장의 문학·이야기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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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성균관대출판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광장의 문학 = 김진영 지음.

해방 후 분단기부터 1990년대 개방기에 이르기까지 반세기 동안 한반도에서 러시아ㆍ소련 문학이 어떻게 읽히고 해석되고 소비됐는지를 추적한 연구서다.

20세기 한국의 지식인ㆍ민중 모두를 움직였다는 데서 러시아문학이 한국 문화와 사회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한국의 대표적인 러시아 문학자로 꼽히는 저자는 해방과 분단, 냉전, 반체제운동, 민주화,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이어지는 한국의 사회의 정신적 흐름을 러시아문학이라는 프리즘으로 다시 읽어냈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80년대 이전과 이후의 러시아문학 수용 양상은 크게 달라진다.

"80년대 이전 세대는 러시아 혁명기의 서정적 낭만성에 경도되었고, 그 면에서 일제 강점기 지식인의 동반자적 혁명의식과 결을 함께 한 반면, 혁명의 전사였던 80년대 운동권은 실제 투쟁 교본으로서 소비에트문학에 몰두했다. (중략) 그들에게 문학은 상상력에 의한 감동보다 노동자 의식 각성과 민중운동 전략 같은 지극히 현실적인 효용성에 존재 의미가 있었다. 감동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감동의 성질과 의미가 달랐다는 말이다."

러시아문학 수용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를 비추는 또 하나의 거울이자 그 자체로 20세기 한국 사회·문화사의 일부임을 세밀히 추적한 역작이다.

성균관대출판부. 596쪽.

연합뉴스

[난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야기의 끝 = 리디아 데이비스 지음. 송원경 옮김.

소설 속 주인공은 오래전 지나간 연애에 대한 기억을 소설로 재구성하려 하지만 이 시도는 매번 불확실한 스케치에 그치고 만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은 화자 기억의 착오와 마구 뒤섞이고, 실패한 사랑과 이를 복원하려는 글쓰기는 얽히고설키며 사랑의 지형을 변형시킨다.

'이야기의 끝'은 미국 문단에서 독창적인 목소리를 보여줘 온 작가 리디아 데이비스의 유일한 장편소설이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원래 이 소설을 짧은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형식을 확장한 사례로 언급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존에 짧은 이야기들에서 보여준 냉철한 유머와 간결한 문체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장편소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삶과 사랑에 대한 스케일이 크면서도 섬세한 통찰을 담아냈다.

난다. 324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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