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최고법원, 2009년 부과 과징금 취소…5천억원 소송은 남아
인텔 로고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경영난에 빠진 미 반도체 기업 인텔이 15년에 걸친 유럽연합(EU)과 1조5천억원 규모의 소송에서 이겨 한숨을 돌렸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EU 최고법원은 인텔이 반독점 규제를 위반했다며 EU 집행위원회가 부과한 10억6천만 유로(11억4천만 달러·1조5천억원)의 과징금을 취소하라고 최종 판결했다.
EU 집행위는 2009년 인텔이 PC 칩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했다.
x86이라는 중앙처리장치(CPU)로 전 세계 PC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인텔이 PC 제조업체에 경쟁사 칩이 탑재된 제품 출시를 중단·지연시켰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경쟁사는 현재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AMD였다.
EU 집행위는 또 인텔이 자사의 x86 CPU를 구매하는 조건으로 PC 제조업체에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인텔은 EU 집행위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고, 2022년 1월 EU 일반법원은 인텔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리베이트가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을 EU 집행위가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결했다.
이에 EU 집행위가 항소했고, EU 최고법원은 이날 "EU 집행위가 제기한 모든 항소 사유를 기각한다"고 최종 판결했다.
인텔은 성명을 통해 "유럽 최고법원이 내린 판결에 만족하며 마침내 이 사건의 일부를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다만, 이와 관련한 소송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2022년 EU 일반법원은 인텔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인텔의 일부 판매 제한 조치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EU 집행위는 이를 근거로 지난해 인텔에 3억7천640만 유로(5천6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해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인텔은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계속해서 감소하고 시장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에 지난 8월에는 전체 직원의 15%인 1만5천명을 감원하는 등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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