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화 국교위원이 지난 9월 페이스북에 올린 윤석열 정권퇴진 집회 사진.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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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백년지대계'인 교육 정책에 정치권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출범한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이 SNS에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 사진을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위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천한 인사다.
정대화 국교위 상임위원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 퇴진. 숭례문으로 모이세요'라는 집회 포스터와 현장 사진을 올렸다. 정 위원은 "윤석열 퇴진이 공식화 된 셈이다. 이 상태로 얼마나 버틸까? 다음 장면이 무엇일까?"라고 적었다.
지난 8월엔 '폭염은 참아도 윤석열은 못 참아. 대통령 퇴진 외치며 거리 나온 시민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며 "더위는 참을 수 있지만 윤은 못 참겠다는 사람들이 주말 거리로 나왔다. 우리는 8월 복중 땡볕에 고생하고 있다"고 썼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정 위원을 향해 "국가 교육을 책임지는 공직자로서 적절한 행동이냐"면서 "윤석열 퇴진 집회 참석자에 '우리는'이라고 한 것은 명백한 정치활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위원은 "제가 탄핵 얘기 (직접)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정 위원은 헌법상 자유를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 퇴진집회 게시물에 대해 해명했다. 국회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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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활동을 비판하는 질의가 집중되자 정 위원은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 "부끄럽지 않다"고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차라리 대놓고 정치를 하라"고 외쳤다. 국교위법은 정당 가입과 정치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이후에도 정 위원은 헌법상 양심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언급하며 "내 페이스북은 업무 공간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에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다른 국교위 위원들이 이재명 구속 집회 사진 올려놓고 똑같은 얘기를 하면 바람직한가"라고 묻자, 정 위원은 "제가 판단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정 위원은 "퇴진 운동을 하자고 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한 것도 아니고 8월이 덥다는 뜻이었다. 그렇게 안 들리나"라며 해명했다. 감정이 고조돼 "의원님 제 판단이 그렇게 우습나. 다시 한번 (SNS 글을) 보라"고 고성을 내기도 했다.
상지대 교수, 참여연대, 대통합민주신당 오충일 대표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정 위원은 민주당 몫으로 국교위에 참여했다. 국교위는 2022년 9월, 특정 정권과 관계 없이 일관된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하지만 대통령과 여야 정당 등이 위원 추천권을 가져 본질적으로 보수 또는 진보로 정치 성향이 구분되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정 위원은 보수가 더 다수인 국교위 내부 분위기를 비판하면서 물갈이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이날 이배용 국교위원장은 '고발해야 한다'는 여당 의원들의 요구에 "네"라고 답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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