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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北 쓰레기 풍선 정교해졌다… 정상회담 앞둔 대통령실 위에서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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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대통령실 인근 대남 전단 - 북한이 띄워 보낸 쓰레기 풍선에서 떨어진 대남 전단(삐라)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식당 지붕에 떨어져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새벽에 쓰레기 풍선 약 20개를 부양했고 수도권에서 10여개의 낙하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홍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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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몇 시간 앞두고 북한이 보낸 쓰레기 풍선의 일부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위에서 터져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전단(삐라)이 경내에 살포됐다. 의도가 다분한 도발이 적시에 활용된 만큼 북한 쓰레기 풍선의 정확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새벽에 약 20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했다”며 “수도권에서 10여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 내용물은 대남 전단 등이며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가 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풍선 살포는 지난 5월 28일 이후 30번째로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전단이 담긴 것은 처음이다.

풍선의 상당수는 용산구 일대와 대통령실 경내에 떨어졌다. 손바닥 크기의 전단에는 윤 대통령에 대해 “대파 값도 모르는 무지한”, “핵 강국을 향해 정권 종말 잠꼬대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서는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라고 비난했다. 쓰레기 풍선은 지난 7월에도 대통령실 청사에 떨어진 바 있다.

합참은 입장 자료를 통해 “그동안 북한은 저급한 쓰레기 풍선을 보내더니 오늘은 국군 통수권자를 비방하는 조잡한 수준의 전단까지 보냈다”며 중단을 촉구한 뒤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했다.

북한의 이번 쓰레기 풍선 살포는 정확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소규모인 약 20개 풍선만을 날려 의도한 대로 대통령실 경내에 전단을 살포한 것이다.

앞서 합참은 북한이 그동안 날린 쓰레기 풍선 일부가 위치정보시스템(GPS) 발신기를 탑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북한이 그동안 누적해 온 위치 정보를 이용해 풍선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이번 살포를 단행했을 것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이날 윤 대통령과 국빈 방문 중인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간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고 풍선 살포를 자행한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는 유럽 국가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쓰레기 풍선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종합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쓰레기 풍선에 대통령실이 뚫린 것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풍선 부양 준비 과정부터 날아와 이동하는 것까지 다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선 “총알받이 용병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추가 파병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특전사에 해당하는 특수작전부대 ‘폭풍군단’(11군단)이 투입됐다는 정보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과연 그 병력인지, 다른 병력을 대체해 옷만 바꿔 입은 것인지 확인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 각도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도 전했다.

국방위에서는 장성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 파병 중인 북한군에 대한 미사일 타격을 유도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취재진에게 포착된 문자메시지 대화에서 한 의원은 신 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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