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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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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외환' 시멘트산업...IMF 때보다 출하량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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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 판매 내리막...IMF 위기 때보다 적을듯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따라 수천억 환경 투자...경제적 실익은 적어
정부는 中 시멘트 수익 압박에 전기료 인상까지..."최악의 시나리오 가정"

머니투데이

시멘트 판매 감소하고 전기료는 오르고/그래픽=윤선정


건설경기 침체로 연간 시멘트 출하량이 IMF 외환위기 때보다 낮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시멘트업계는 정부의 중국산 시멘트 수입 추진과 전기료 인상까지 겹치면서 "탈출구가 안 보인다"는 호소가 나온다.

국내 7개 시멘트사가 모인 한국시멘트협회는 24일 입장문에서 "경험하지 못한 불황으로 타격이 심각하다"며 "일부 업체는 생산설비의 가동 중단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멘트의 생산설비는 1400도의 고열이 있어야 하는 탓에 멈춰 세운 후 재가동하려면 수일, 수억원이 소요된다. 이에 출하량이 적어도 설비는 꾸준히 돌리는 게 일반적인데 가동중단을 검토하는 것은 최악의 상황임을 뜻한다.

협회는 올 1~3분기 시멘트 내수 판매량이 3222만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적었다고 발표했다. 극성수기인 3분기도 판매량이 두자릿수에 가깝게 감소한 점을 감안할 때 협회는 올해 연간 판매량 예상치는 4400만톤으로 전년보다 10.1% 적을 것이라 내다봤다. IMF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의 판매량(4462만톤)보다 낮은 수치다.

협회는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 따르기 위한 재원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2020년의 3429억원을 시작으로 투자금이 매년 늘어나 올해도 7개사를 합쳐 4777억원이 친환경 설비 도입에 투입되기로 돼 있다. 이 금액에는 미세먼지 유발물질을 저감하는 고가의 SCR(선택적 환원 촉매) 설비 비용이 빠져 있어 향후에 투자 규모는 늘어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는 시멘트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 '가격을 내리라'는 정부와 건설업계의 압박까지 받고 있다. 이들은 시멘트 생산 단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유연탄의 가격이 떨어진 점을 근거로 가격인하를 요구한다. 정부는 시멘트가 공사비를 높인다며 중국산 시멘트 수입까지 추진하는 중이다.

중국산 시멘트의 예상 수입가와 국내산 실 공급가는 5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주택공사비 중 시멘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0.8%에 불과하다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보고서도 공개됐다. 시멘트업계는 전날 산업용 전기요금의 10.2% 인상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상당하다고 호소한다. 대규모 환경투자 때문에 현재 가격을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판매가 줄고 재원확보는 어려운 현 상황을 두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다"며 "생존을 위한 긴 터널을 지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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