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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한강의 기적’ 같은 1주일의 기록들[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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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한림원이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호명했다. 1993년 등단 이후 세련되고 충격적인 이미지, 섬세하지만 힘 있는 묘사로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선보이며 문단은 물론 대중들에게도 인정받은 한강.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한강 작가의 책이 100만 부 이상 팔리는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열기에 휩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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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사진 창비)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아카데미)은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냈다”고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를 밝히며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고리에 관한 독특한 인식을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고 전했다.

이번 한강 작가의 수상 기록은 121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이자, 한국 작가 최초, 아시아 여성 최초의 기록이며, 노벨상은 한국인으로서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은 두 번째 수상이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이다.

Profile 한강

1970년생.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9년 단편소설 「아기 부처」로 한국소설문학상을, 2000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2005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외에도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메디치상 등을 수상했으며,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 참여 작가로 선정되었다.



한강 노벨상 수상 후 일주일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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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 풍경(사진 이승연 기자)


#엿새 동안 판매량 100만 부 돌파

한강 작가의 책이 엿새 만에 누적 기준 판매량 100만 부를 돌파했다. 지난 10월 16일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에 따르면 한강의 책은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종이책이 103만 2,000부가 판매됐다. 작품별로는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가 가장 많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노벨 문학상 발표 이후, 주말 동안 서점가에는 독자들의 ‘오픈런’, ‘웨이팅’이 이어졌고 도서 판매량도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또한 노벨 문학상 수상 사유에 언급된 소설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한강 작가의 도서들이 ‘품절’ 현상을 겪고 있다. 수상 이후 이처럼 빠른 속도로 관련 도서 판매량이 증가한 건 유례없는 일로, 이후 관련 인쇄소들 역시 풀가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강의 신드롬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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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한 인쇄공장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인쇄, 제본되고 있다(사진 매일경제 한주형 기자, 매경DB).


#한국 출판사의 경사

한강 작가의 주요 베스트셀러를 펴낸 출판사 ‘창비’(『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와 ‘문학동네’(『흰』, 『검은 사슴』, 『작별하지 않는다』 ), ‘문학과지성사’(『여수의 사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작가의 노벨 문학상 소식에 일찌감치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축하 인사를 올렸고, 동시에 출간작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국내 출판계들은 이번 수상 소식이 출판, 문학업계 전체가 축하할 일이라고 입을 모으며, 이를 계기로 책을 읽지 않는 시대가 된 요즘 장기간 불황에 시달린 출판계 내 단비 같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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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도서 추천, 한강의 추천 도서

노벨상 위원회는 지난 13일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을 통해 한강 작가와의 인터뷰 전문과, 그리고 읽어야 할 한강의 책 3선을 공개했다.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그리고 『소년이 온다』가 그것. 그리고 공개된 한강과의 인터뷰에서 작가가 본인 작품 중 가장 최근 작품인 『작별하지 않는다』를 입문도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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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노벨문학상 한강 수상’ 기념 페이지(사진 알라딘)


#번역의 힘

이번 노벨상 수상에 있어서 번역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한강의 작품은 한국문학번역원을 통해 현재 28개의 언어로 번역, 총 76종의 책으로 출간돼 전 세계 독자와 만나고 있다. 2016년 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한 『채식주의자』와 프랑스 메디치상, 에밀기메 아시아문학상을 받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작품성으로 큰 호평을 받으며,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세계 출판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채식주의자』를 번역하며 한강 작가의 책을 세계적으로 알린 영국의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Deborah Smith)의 이력 역시 함께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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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보문고 본점에 한강 작가의 책이 모두 소진되었다는 안내문이 게시되어있다(사진 매일경제 김호영 기자, 매경DB)


#해외 외신 반응은?

2016년, 『채식주의자』는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으로, 독자들의 마음에 그리고 아마도 그들의 꿈에 오래도록 머물 것”이라는 평을 받으며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던 바 있다. 그 이후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대한 기대 어린 평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번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그 분위기를 다시 한번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AP와 월스트리트저널, ABC뉴스 등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한국 문화의 영향력에 대해 언급했고, 이 밖에 외신들도 한강의 이력과 함께 아시아 여성 수상자라는 점을 조명했다. 특히 일본, 중국과 같은 아시아국가에서도 이번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큰 이슈가 되면서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일본 NHK는 한강이 일본 내 인기가 높은 작가라 소개하며 많은 작품이 일본어로 번역돼 출간되고 있다고 밝혔고, 중국매체 역시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한국 문학 열풍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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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Kang. Ill. Niklas Elmehed © Nobel Prize Outreach


[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매경DB, 창비, 문학동네, Nobel Prize Outreach, 이승연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52호(24.10.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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