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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노상현의 다음 스텝이 기대되는 이유[TF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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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성소수자 흥수 役 맡아 스크린 데뷔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부터 섬세한 감정 표현까지…대체 불가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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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노상현이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성소수자 흥수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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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노상현이 성공적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이라는 자신의 첫 스크린 주연작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넘어 관객들의 뇌리에 깊게 박히는 활약을 펼친 것.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행보를 펼친 노상현은 이번에도 한계 없는 연기를 보여준 만큼, 그의 필모그래피에 새겨질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노상현은 지난 1일 개봉한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에서 성소수자 흥수 역을 맡아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김고은 분)와 세상과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다.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 중 '재희' 챕터를 원작으로 하며 영화 '탐정: 리턴즈' '미씽: 사라진 여자'의 이언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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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개봉한 '대도시의 사랑법'은 눈치 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와 세상과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가 동고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다. 노상현은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 데뷔에 나섰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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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흥수는 학교도 여자도 흥미가 없는 인물로, 그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렇게 있는 듯 없는 듯 학교생활을 하던 중 우연히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비밀을 재희에게 들키고 만다. 그러나 재희는 흥수의 예상과 달리 그의 비밀을 소문내지 않고, 동기로부터 아웃팅(타인에 의해 성정체성이 폭로됨) 당할 위기에 처한 흥수를 구해주기까지 한다. 그러면서 '네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이 될 수 있어'라고 당연하지만 쉽게 듣지 못했던 그 말을 건넨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서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와 남자를 좋아하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타인에게 말하지 못하는 흥수.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걸 깨달은 후 남들이 만들어내는 무성한 소문들을 뒤로한 채 의기투합 동거 라이프를 시작하면서 나다움을 찾아간다.

이렇게 스무 살 재희와 흥수가 가까워지게 되는 계기로 시작되는 작품은 두 사람의 대학생 시절을 거쳐 사회 초년생 그리고 30대에 이르기까지 13년의 세월을 밀도 있게 풀어낸다. 이 안에서 노상현은 배우로서 도전하기 두려울 수 있는 성소수자라는 캐릭터를 택하며 세상을 대하는 방법이 점점 변화하는, 흔들리는 청춘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섬세하고 세밀하게 표현했다.

특히 이번 작품을 위해 성소수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는 그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설정에 특이함을 부여하거나 초점을 맞추지 않고,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 의도치 않게 알려지면서 느끼는 수치심과 두려움 등의 모두가 느껴봤을 법한 보편적인 감정을 풀어내는 데 집중하면서 관객들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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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현은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에 출연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애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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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노상현은 김고은과 죽이 척척 맞다가도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모진 말을 내뱉는 등 자유분방하게 감정표현을 하며 다채로운 '케미'를 완성하다가도 그 외의 인물들에게 차가운 얼굴을 하며 하나의 캐릭터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이렇게 능청스러운 생활 연기를 보여준 그는 미쓰에이의 'Bad Girl Good Girl(배드 걸 굿 걸)'을 부르고 춤까지 추며 그야말로 대체 불가한 활약을 펼쳤다.

무표정과 웃을 때 누그러드는 표정 모두 잘 녹여낸 그는 춤추고 노래하며 반전 매력까지 발산하며 배우로서 보여줄 게 많은 지점이 있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118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노상현이 아닌 흥수가 떠오르지 않는 활약이다.

흥행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추석 연휴부터 시작된 '베테랑2'(감독 류승완)의 흥행 독주를 막지 못하면서 누적 관객 수 65만 명(23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개봉 2주 차 토요일과 일요일 합산 관객 수 9만 3428명으로 개봉 1주 차의 기록(9만 1222명)을 미세하게 앞서가며 흥행 역주행을 기대하게 했지만, 신작 공세가 펼쳐진 개봉 3주 차(5만 7303명)에 다시 주춤했다.

하지만 작품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시너지와 공감대를 자극하는 이야기로 실관람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끌어냈고, 이에 힘입어 해외 45개국 판매 쾌거를 거두고 해외 유수 영화제의 초청을 받으며 유의미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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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현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결만 고집하고 제가 잘하는 것만 하고 싶지 않아요. 도전해 보고 성장하고 싶어요"라고 배우로서 가치관을 밝혔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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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대학교 1학년까지 외국에서 생활한 노상현은 류승범의 작품을 보고 배우의 꿈을 꾸게 되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모델로 시작한 그는 2015년 영화 '악인은 살아 있다'의 단역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드라마 '커튼콜'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디즈니+ '사운드트랙#2' 등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노상현이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은 애플TV+ '파친코'다. 선자(김민하 분)의 남편이자 다정하고 올곧은 성격의 목사 백이삭으로 분한 노상현은 '병약 섹시'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어 시즌 2에서는 냉혹한 시대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고 가족을 지키려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한층 더 깊어진 감정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이렇게 작품 자체의 재미는 물론 그 안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며 시청자들에게 오래 회자될 캐릭터들을 남겨온 노상현이다. 이는 선이 굵고 남성스러운 마스크와 큰 키에 갇히지 않고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후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전혀 다른 장르의 작품과 캐릭터를 소화하며 끊임없이 변주를 꾀해왔기에 얻을 수 있던 결과물이다.

앞서 노상현은 '대도시의 사랑법' 개봉을 앞두고 <더팩트>와 만나 "하나의 결만 고집하고 제가 잘하는 것만 하고 싶지 않아요. 도전해 보고 성장하고 싶어요"라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배우라는 직업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두려움도 느끼지만 도전해 보고 싶은 동기부여가 된 캐릭터들이거든요. 배우니까 다양한 배역을 연기하고 싶어요. 이런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더 넓은 스펙트럼이 될 수 있으니까요"라고 전했다.

노상현의 차기작은 김은숙 작가와 이병헌 감독이 의기투합한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다. 작품은 천여 년 만에 깨어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 분)가 감정 결여 인간 가영(수지 분)을 만나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다. 노상현은 두 사람 사이에 놓은 건물주 수현으로 분한다. '수려한 얼굴과 수상한 재력'을 갖추고, 지나와 가영 사이에서 비밀스러운 갈등과 긴장을 유발하는 인물이라는 설정만 오픈된 가운데, 그가 어떤 새로운 얼굴을 꺼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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