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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트럼프 승리 전망에 국채수익률 상승?…증시 영향 주시해야[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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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는 22일(현지시간) 이틀째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이틀째 약세를 지속한 반면 나스닥지수는 5거래일째 강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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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간 S&P500지수 추이/그래픽=김다나




3대 지수의 변동폭이 큰 것도 아니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계속해서 슬금슬금 오르고 있으니 미국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소진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기술적 분석팀장인 제프 디그라프는 CNBC와 인터뷰에서 증시를 둘러싼 배경은 여전히 건설적이라며 "추세는 여전히 긍정적이고 단기 모멘텀이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비관적인 것도 없다"고 말했다.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가 이틀째 소폭 약세를 이어간데 대해서도 "많은 경우 이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데 최근 증시 혼조세는 그간의 상승세를 다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다음주부터 시작하는 11월부터 1월까지 3개월간은 미국 증시에서 추세적으로 수익률이 가장 좋은 기간이다.

그럼에도 최근 증시에는 다소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데 국채수익률 상승세다. 22일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2%를 넘어섰고 30년물 국채수익률은 4.493%로 4.5%에 바싹 다가섰다.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 모두 지난 7월25일 이후 거의 3개월만에 최고치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9월18일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기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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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간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추이/그래픽=김지영




국채수익률 상승 3가지 이유

최근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은 3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에 대폭 늘어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오는 11월5일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더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어떤 대선 후보도 지출을 늘릴 생각만 하지 지출을 줄이는데는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셋째는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입품에 큰 폭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재집권시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보다 국채수익률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데이터 TS 롬바르드의 수석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블리츠는 '책임감 있는 예산위원회'의 자료를 인용해 공약을 기반으로 할 때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향후 10년간 미국의 재정적자는 3조5000억달러가 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재정적자가 향후 10년간 7조500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한 정당이 백악관은 물론 상·하원까지 장악하면 의회에서 정부 예산안이 통과되기가 수월해 정부 지출을 늘리기가 쉬워진다.


채권시장에 트럼프 거래?

대표적인 채권 자산운용사인 핌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크 커질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최근의 국채수익률 상승세는 경제지표 호조보다 공화당이 대선과 의회 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을 "조금 더 많이"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현재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붉은 물결"(붉은색은 공화당의 상징 색)이 주식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낭만적으로 생각하지만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할 경우 장기채 수익률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즈의 주식 리서치팀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대선 여론조사 결과는 여전히 박빙의 승부를 시사하고 있지만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하면서 트럼프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장기채 공매도

억만장자 투자자인 폴 튜더 존스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오는 11월5일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미국의 재정적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며 채권 자산 투자는 피하고 미국 장기채 가격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채 가격은 국채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듀케인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설립자로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탠리 드러컨밀러는 이달 초 "무모한 재정지출"이 눈앞에 닥쳤다며 국채를 공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핌코의 커질은 현재 국채수익률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 지금 국채를 매수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며 경기 침체나 주가 하락시 포트폴리오 수익률 악화를 방어해준다는 점에서 채권은 여전히 좋은 투자처라고 지적했다.

주식 투자자들로선 국채수익률 상승세가 계속되는 것이 반갑지는 않다. 국채수익률이 올라가면 주식과 비교해 국채 매력이 높아지게 되고 국채수익률 상승은 부채가 있는 기업들의 이자 부담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국채수익률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인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국채수익률이 급등한다면 증시까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내일 새벽 테슬라 실적 발표

한편, 23일 개장 전에는 AT&T와 코카콜라, 보잉 등이 실적을 발표하고 장 마감 후에는 테슬라와 IBM,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 리서치, 구독형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인 서비스나우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이날 오후 2시엔 연준의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발표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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