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3 (수)

"AI시대, 반도체로 개화…韓 반도체, 맞춤형 전략 필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中 반도체 굴기, 실질적 위협으로 성장…시스템 아키텍트 양성 필요"

김용석 가천대 석좌교수, '아이포럼2024'서 제안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미국 대선에서)해리스나 트럼프 둘 중에 누가 되든 간에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 제재는 굉장히 강해질 것입니다."

김용석 가천대 석좌교수(반도체교육원장)가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미국 대선 향방과 한국 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아이포럼 2024'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이뉴스24

김용석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반도체교육원장)가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아이포럼 2024'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용석 교수는 "글로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 반도체 환경은 '미중 반도체 패권'과 'AI 반도체 시대' 두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반도체 패권'에 대해서 김 교수는 "팬데믹 시기 미국이 반도체 공급에 어려움을 겪자 공급망 재편에 나섰고, 그 동안은 크게 두려운 상대가 아니던 중국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반도체 산업에서 치고 올라오다 보니 중국에 대한 제재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의 경우 일명 '칩4' 동맹을 통해 한국, 일본, 대만과 함께 중국 제제에 나서고 있는데, 해리스가 (미 대선에 당선될 경우) 당연히 이 기조를 이어갈 것이며, 반도체 보조금의 경우에도 기존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칩4'의 경우 미국이 대부분의 역할을 하고, 나머지 국가들은 보조 역할만 수행할 수 있다"며 "보조금 자체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우리 기업에게 실질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은 반도체 업계의 '슈퍼 乙'로 불리는데 이 기업이 최근 실적이 부진하고 주가는 하락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중국 제재로 중국 시장에 판매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이런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은 무서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이 10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을 못하도록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 등을 금지했는데, 그럼에도 화웨이가 7나노 칩을 개발해 자신들의 스마트폰에 탑재해 양산에 성공했다"며 "만약 미국이 중국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고 가정 한다면 우리 메모리 산업이 과연 어떻게 됐을까 사실은 굉장히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시스템 반도체는 설계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 나눌 수 있는데, 설계의 경우 중국은 이미 자국내 1000개 이상의 팹리스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국내엔 100여개의 팹리스가 전부"라고 덧붙였다.

아이뉴스24

김용석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반도체교육원장)가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아이포럼 2024'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한국 반도체 산업에 3가지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AI 반도체는 크게 서버용과 온디바이스로 나눌 수 있고, 서버용은 크게 학습과 추론 분야로 나뉜다"며 "학습은 많은 빅데이터를 가지고 AI를 학습시켜야 하지만, 추론은 서비스에 따라서 달라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퓨리오사나 리벨리온 같은 국내 기업들이 '추론용'으로 만든 칩들을 애플리케이션만 잘 잡으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많은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타도'를 외치면서 노력들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그 이유로 '소프트웨어'를 꼽았다.

그는 "일반적으로 반도체를 이야기하면 하드웨어 칩만 이야기하는데, 시스템 반도체는 시스템온칩(SoC) 형태로 나오고 있고, 프로세서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사업 비중에서 소프트웨어가 60% 정도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고 컴파일러 등의 성능은 굉장히 좋다"고 설명했다.

이에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앞으로 하드웨어적 측면뿐만 아니라 컴파일러(소프트웨어)의 성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최근 스마트폰, PC, 스마트 홈, 자율주행 자동차 등에서 온디바이스 AI 응용처가 점점 확대되고 있고,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강한 나라이다 보니 국내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에 대해서는 "사실상 삼성전자가 잘해주는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디자인 하우스, 설계자산(IP) 기업들과 '에코 시스템' 구축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반도체가 점점 미세화되면서 설계의 사이즈가 커졌고, 이에 따라 시스템 아키텍트(설계 고급 인력)가 필요해졌다"며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 (졸업 후 바로 현업에 투입할 수 있도록)맞춤형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재 육성 분야로 △반도체 회로 소자 공정 △설계 시스템 △소부장 패키징 등을 꼽았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