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태 삼성전자 부사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SEDEX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전병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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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기술력으로 이기지 못할 기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파운드리 산업에서 공정과 설계 등을 최적화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설계, 공정 능력을 모두 갖춘 만큼 기술적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정기태 삼성전자 부사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SEDEX 2024)’에서 진행된 대한전자공학회의 ‘제7회 반도체 산학연 교류 워크숍 세션’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정 부사장은 ‘스마트 월드를 위한 파운드리 기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 부사장은 최근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가 부진한 실적과 수율 문제 등으로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TSMC와의 점유율 차이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62.3%, 삼성전자가 11.5% 수준이다. 특히 TSMC는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5㎚와 같은 선단 공정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이 92%에 달한다.
시장 점유율뿐만 아니라 매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11년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부의 매출은 14조2000억원(약 128억달러)으로, 당시 TSMC의 매출은 145억달러로 약 88%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TSMC의 매출이 702억달러,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매출은 22조2000억원(약 172억달러)로 TSMC의 25% 수준으로 줄었다.
정 부사장은 TSMC와 인텔 등 경쟁사와 비교할 때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기술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 기업이든 경쟁력에 부침이 있기 마련이지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근원적인 기술력만 놓고 보면 이기지 못할 기업은 없다고 본다”며 “기술적으로 벽을 느끼는 곳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DS부문이 사업부 간 시너지를 발휘해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했다. 정 부사장은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규모가 중요하다”며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메모리 사업부, 시스템LSI 사업부와 결합하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에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객사에 삼성전자보다 많은 시제품 테스트(MPW) 기회를 제공하는 등 생태계를 확장해 온 TSMC와 같은 시장 전략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내부적으로도 많은 고려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정 부사장은 첨단 산업의 발전, 심화되고 있는 공정 미세화에 따라 삼성전자에서 적용 중인 파운드리 솔루션에 대해 일부 소개했다. 정 부사장은 인공지능(AI) 시장이 개화하면서 전력 효율과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패키징 기술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차원(D)을 넘어선 2.5D, 3D 형태로 패키징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면서 “현재 파운드리 공정에서 하이브리드 본딩 공정을 도입해 3D로 패키징을 하고 있는데 데이터 전송 속도를 의미하는 대역폭은 40~150배, 전력 효율은 30% 가까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과 칩을 연결할 때 필요한 소재(범프) 없이 이들을 구리를 통해 붙이는 기술이다. 칩간 거리가 좁아지는 만큼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고, 전력 효율도 제고할 수 있다.
정 부사장은 파운드리 공정에서 차세대 부품으로 꼽히는 실리콘 커패시터를 공정에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전자기기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하는 부품을 말한다. 기존에 활용되던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MLCC)를 대체할 차세대 부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는 “곧 실리콘 커패시터를 활용한 제품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지만, 고객사의 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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