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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이 나이에 택시 할 줄은"‥'고령' 자영업 2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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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해, 60세 이상의 자영업자수가 처음으로 2백만 명을 넘어섰죠.

적은 수입으로 당장 가게 문을 닫아야 할 판이지만, 정작 그만둘 수도 없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입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박소희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8년째 개인택시를 몰고 있는 68살의 강 모 씨.

20년 직장 생활을 마치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수억 원 빚만 졌습니다.

환갑을 눈앞에 둔 당시, 선택지가 별로 없었습니다.

[강 모 씨/8년째 개인택시 운행]
"지금 이 나이에 어디 가서 뭐 할 게 없어요. 노동 일도 받아주지도 않아요. 나이가 많아서…"

5천만 원 가까이 대출 받아 시작한 택시, 연료비에 보험료를 떼고 벌이는 한 달 100만 원 남짓이지만, 이 일이라도 꾸준히 하는 게 바람입니다.

30년째 소머리 국밥집을 하는 이은자 씨는 올해 일흔여덟입니다.

종업원 없이 혼자 음식을 만들고 반찬을 냅니다.

코로나 때도 버텼지만 요즘 더 힘듭니다.

[이은자/30년째 식당 운영]
"한 달에 100만 원도 될까 말까. 겨우 집세 주고 나면 인건비도 안 나와. 너무 어렵죠. 요새 많이 어려워요."

퇴직 후에 뒤늦게 자영업에 뛰어들고, 또 기존 업주들이 나이 들어가면서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자수는 207만 3천 명, 최초로 2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전체 자영업자의 3분의 1을 넘겨,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폐업하지 않고 버티려면 가진 쌈짓돈, 기초 생활비까지 털어 넣어야 합니다.

[이은자/30년째 식당 운영]
"기초연금 나오는 거로 전기세 내고 어떤 때는 막 이러는데 거기서 또 (월세를) 올리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낫지 않나."

실제 신용불량자로 몰린 자영업자 가운데 60대 이상에서 진 빚은 평균 2억 4,700만 원으로 전체 평균보다 높습니다.

[이정희/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고령 자영업자는) 마지막 갖고 있던 자본을 다 써버리게 될 경우에 노후가 상당히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노후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트렌드를 따라가기엔 버거운 세대.

이들에게 자영업은 차마 놓을 수 없는 마지막 버팀목과 같을 겁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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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희 기자(so2@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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