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IPTV 법령 잇따라 개정
가입자 순감세 접어든 유료방송 현실 반영
외국인 지분율 폐지 등 민감사안은 논의 험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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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감소 등 경영이 날로 악화되는 유료방송을 되살리기 위해 정부가 규제를 걷어내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Program Provider) 진입규제를 완화하는 방송법 개정안과 인터넷TV(IPTV) 사업자의 PP경영 제한을 폐지하는 인터넷방송법(IPTV법) 개정안이 각각 공포됐다고 22일 밝혔다. 개정안은 내년 4월22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방송법 개정에 따라 현재 등록제로 운영 중인 라디오·데이터·VOD PP는 신고제로 전환된다. 세 부문의 신규 사업자는 사업신청 과정에서 자본금·시설 등 요건도 완화된다. 다만 TV PP는 현행 규정을 유지한다.
IPTV 사업자인 통신 3사(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는 이번 IPTV법 개정으로 TV·라디오·데이터 PP 경영제한이 사라진다. PP 경영제한은 과거 케이블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위성방송 사업자에게도 적용됐지만, 2022년 8월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두 사업자에 대한 규제는 먼저 폐지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IPTV법 개정으로 통신 3사의 콘텐츠 투자를 유도하고, 유료방송 유형별 규제 형평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과기정통부는 지난 14일 방송법·IPTV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특정 PP의 매출액이 국내 전체 PP의 총매출액의 49%를 초과해선 안 된다는 'PP 매출액 점유율 규제' 조항을 삭제한다는 내용이다.
여러 PP를 운영하는 CJ ENM 등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는 PP 매출액 점유율 규제가 폐지되면서 부담을 덜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경쟁 심화로 성장정체 등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유로운 투자·혁신을 촉진키 위해 미디어 사업자의 규모있는 성장 등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입법예고 배경을 밝혔다.
IPTV법 시행령은 사문화한 '의무 운용 채널수 규제'가 사라진다. 이 규제는 케이블SO와 위성방송 사업자에게 최소 70개 이상 채널을 서비스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디지털방송이 정착되면서 케이블SO는 사업자당 평균 271개, 위성방송 사업자(KT스카이라이프 1곳)는 281개의 채널을 운영 중이다.
규제완화 내용 대부분은 지난 3월 국무총리 자문기구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융발위)에서 나왔다. 당시 융발위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의 미디어 시장 재편을 거론하면서 "적극적인 시장친화적 산업진흥책이 필요하다"며 "전통적 방송환경에 기반한 경직적 법규제로 민간투자 유입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과기정통부는 여야 이견이 적은 법안부터 정부안을 발의하거나 국회 입법절차가 없는 시행령 개정부터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융발위 발전방안에서 업계 민감사안으로 꼽힌 △홈쇼핑·케이블SO·위성방송·IPTV 재승인·재허가제 폐지 △일반PP·홈쇼핑 외국인 소유지분 제한 폐지 △지상파·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 재허가·재승인 유효기간 확대 등은 방송 공공성 악화를 둘러싼 논란으로 험로가 예고된다. 한 유료방송 관계자는 "케이블SO는 역성장, IPTV는 성장세 둔화가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제때 법령이 정비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는 같은해 상반기보다 0.1% 감소한 3631만106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하반기 조사를 개시한 이래 첫 가입자 순감이다. 케이블SO·위성방송이 반기마다 나란히 순감을 이어온 가운데 IPTV는 직전 반기 대비 가입자 증가율이 0.5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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