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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수)

'빈손 회동' 뒤 여론전만…위기의식 실종된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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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만남이 꼬일대로 꼬여있는 여권 상황의 돌파구가 되길 기대하셨던 분들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 것 아니냔 평가까지 나옵니다. 두 사람이 왜 이렇게까지 충돌하는 건지, 해법은 있는 건지, 정치부 이태희 기자에게 더 물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제 회동 이후에 윤 대통령이 추경호 원내대표와 만찬을 한데 이어 오늘은 한동훈 대표가 측근 의원들과 만찬 자리를 만들었는데, 이거 우연입니까?

[기자]
대통령이 추 원내대표와 만찬을 한 건 사전에 계획된 게 아닌 갑자기 잡힌 일정이었습니다. 김 여사 특검법 등을 거론한 한동훈 대표와의 회동 이후 원내 결속과 지지를 당부하기 위한 자리였을 거란 해석이 나오는데, 한 대표가 친한계 의원들에게 만찬을 소집한 것 역시 오늘 오후 긴급하게 이뤄졌습니다. 일종의 맞대응 성격 아니냔 얘기가 그래서 나옵니다. 만찬에 참석한 한 친한계 의원은 "대표가 푸대접을 받았으니, 대접을 하려한다"며 "김 여사 특검법 재의요구가 오면 통과될지도 모른다"며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듯한 말도 쏟아냈습니다.

[앵커]
대통령은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 한 대표는 "국민만 보고 가겠다"며 발언부터 평행선으로 보이는데, 어제 회동이 화합은 커녕 갈등만 키운 건 아닌가 싶네요.

[기자]
오늘 하루 양측의 언론 대응도 논란입니다.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어제 회담과 관련해선 공식발언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관련 기사들은 하루종일 쏟아져 나왔습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서로의 반응을 떠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갈등을 진화하려는 건지, 키우려는 건지 모르겠네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입장이 이렇게까지 다른 근본적인 이유가 뭘까요?

[기자]
두 사람의 정치 지향점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 아니냐는 해석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원칙'을 내세운 정치를, 한 대표는 '민심'에 순응하는 정치를 강조하고 있죠. 한 대표는 국민 요구가 거센 만큼 김건희 여사 관련 쇄신을 서둘러야 한단 건데, 윤 대통령은 야권 공세에 휘둘릴 게 아니라 왜 문제가 되는 건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게 근본적인 차이로 보입니다.

[앵커]
생각이 달라도 그걸 조율해가는 과정이 정치 아니겠습니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얘기하잖아요.

[기자]
어제 한 대표 면담을 마친 뒤 굳이 추경호 원내대표와 식사를 한 윤 대통령이나, 대통령과의 회동이 있는 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 회동 제안에 화답한 한 대표 모두 불필요한 상황을 만들면서 서로를 자극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이 그만큼 서로에 대한 서운함 역시 클 거라는 게 양쪽 모두를 잘 아는 인사의 설명이지만, 두 사람의 감정선까지 이해할 정도로 여권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앵커]
어떻게든 두 사람이 신뢰 회복을 해야 할 텐데, 가능하겠습니까, 어떻게 전망할 수 있나요?

[기자]
사실, 어제 회동에서 두 사람 의견에 접점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김 여사 대외 활동 자제와 관련해 대통령실에선 "이미 자제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자제하려고 노력한다"며 변화 가능성을 일부 열어뒀습니다. 인적 쇄신과 관련해서도 11월 중순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맞아 개각 등을 통해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되는 인사 중 일부를 자연스럽게 정리하는 방안도 여권 내부에선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여권에선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다음달 1심 선고를 계기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뭔가 계기가 있어야 가능할 듯 싶네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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