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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기 도는 부동산 시장… 추가 금리인하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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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38개월 만에 인하된 지 열흘이 넘었지만 부동산 시장에는 냉기만 감돌고 있다. 대출규제가 시행 중인 데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되레 올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된다면 거래가 늘어나는 등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9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거수는 2774건으로 집계됐다. 신고기한이 열흘이 채 안 남았는데도 거래건수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지난 7월 8991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8월 6289건으로 줄었다.

조선비즈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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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매물도 쌓여가고 있다.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이날 기준 8만6619건으로 한 달 전에 비해 5.5% 증가했다. 서울 25개구 중에서는 올초부터 거래가 많았고, 상승세가 가팔랐던 마포구(9.7%), 동작구(8.8%), 성북구(8.3%), 양천구(7.5%) 등에서 매물이 빠르게 늘었다.

성북구 삼선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체 대표는 “강남의 아파트값이 많이 오를 때 이곳도 반짝 오르긴 했다”면서 “매물이 늘어나 주말에 여전히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지만 계약까지 쉽게 체결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거래만 멈춰선 것이 아니다. 가격 상승세도 꺾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는 -0.47%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이어진 8개월간의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38개월 만의 금리인하에도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건 대출규제가 시행되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시중은행을 통해 돈 줄을 죄고 있다. 지난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며 대출 한도가 줄었고, 시중은행은1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높은 수준이다. 금리인하의 효과가 선반영된 데다, 은행들이 인위적으로 가산금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090∼5.720%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의 하단이 4%를 넘어서면서 일반 급여소득자가 수억원을 대출 받아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함께 지난 3월부터 서울의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요자들 사이에 이에 대한 피로감도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금리인하는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투자 수익률을 높여줄 기회가 될 수 있어 부동산 매입수요를 유발하지만 금융규제 본격화로 수요 유입에 제동이 걸린 상태”라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으로 주택 매매거래 월별 총량은 8월부터 주춤한 상태로 연말까지 이와 같은 흐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된다면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총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는 범위라는 것이다. 또 한 번 더 인하를 단행한 다면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더욱 명확해 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다. 더불어 시중은행의 고금리도 장기간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 내년 2.1%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세가 올해보다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 대비 0.2% 역성장했다. 분기 기준으로 역성장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주택담보대출에만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영업자, 사업자 대출 등에도 적용된다”면서 “금리인하를 늦추고 은행이 고금리를 계속 유지한다면 경제 전체의 악순환을 가지고 오게 된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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