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22 (화)

‘한강 현수막’ 앞서 셀카… 독일 국제도서전 주인공 된 ‘K문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20여만명 찾아

현지 독자들, 한강 작품 열띤 토론전

‘문학동네’ 부스, 판권 문의 예년 4배

“제2 한강 추천해달라” 잇단 요청도

동아일보

16∼20일(현지 시간)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걸린 한강 현수막 아래에서 한 해외 독자가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국제도서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강 작가의 얼굴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 앞에서 독자들이 셀카를 찍는다. ‘소년이 온다’ 등 한강의 주요 작품을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한강 같은 한국 작가가 있으면 추천해 달라”는 요청이 앞다퉈 쏟아진다.

10일 노벨 문학상 발표 직후 국내 서점에서 펼쳐졌을 법한 풍경 같다. 하지만 이런 ‘한강 열풍’이 분 현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다. 131개국에서 온 출판사들이 부스를 열고, 20만 명 이상이 찾은 ‘2024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의 주인공을 한강 열풍을 앞세운 한국 문학이 차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동아일보

독일 출판사 아우프바우의 부스를 찾은 현지 참가자. 문학동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6∼20일(현지 시간) 열린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참가한 출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강에 대한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곳은 독일 출판사 아우프바우의 부스였다. 이곳엔 한강이 어딘가를 응시하는 모습의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엔 올 12월 출간되는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독일어판 사진도 함께 담겼다.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한강의 책 5권이 부스 벽면을 가득 채웠다. 특히 주말인 19, 20일에는 전 세계 독자들이 쉴 새 없이 방문해 한강의 책을 봤다고 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연 서울국제도서전 부스에도 한강의 수상 소식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독자들은 현수막 앞에서 인증 사진을 남겼다. 또 출판사 판권 담당자들도 여럿 방문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자국 문학에 자부심이 강한 일본 출판인들도 “한강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만한 작가”라고 치켜세웠다고 한다. 석현혜 서울국제도서전 매니저는 “30분마다 미팅을 소화해야 하는 탓에 쉬는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시간이었다”며 “특히 아시아 출판인들이 저녁 파티마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축하를 건네곤 했다”고 말했다.

출판사 문학동네 부스엔 한국 문학 판권에 대한 문의가 예년에 비해 3, 4배 많았다고 한다. 특히 기존엔 아시아 출판사들의 문의가 다수였지만 올해는 영미권과 유럽 출판사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 2021년 국내에서 출간된 이희주의 장편소설 ‘성소년’(문학동네)의 판권이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와 영국 대형 출판사 팬 맥밀런에 각각 1억 원대의 선인세 조건으로 팔렸다. 팬 맥밀런은 이희주 차기작의 해외 판권을 자신들이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소영 문학동네 대표는 “60여 차례의 미팅에서 해외 출판인들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축하 인사로 미팅을 시작했다”며 “그동안 해외에서 이른바 ‘힐링 소설’이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순수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한강의 수상을 계기로 다양한 한국 문학이 해외에서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는 “해외 1급 에이전트들이 단순히 축하를 건네는 정도를 넘어 진지하게 수입할 한국 문학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강이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중 연배가 어린 축에 속하는 만큼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