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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또 멈췄다고? 여긴 끝까지 속썩네”…사상 최대 재건축, 입주 코앞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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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1.2만가구 또 공사중단

기반시설 담당하는 건설사
조합측과 막판 공사비 갈등
내달 입주도 차질 가능성
강동구청 “적기 준공 독려”

입주 늦으면 전세시장 영향
공사비 문제 곳곳서 말썽


매일경제

조합과 기반시설 담당 시공사 간 이견으로 마무리 공사가 중단된 올림픽파크 포레온 단지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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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의 공사가 다시 한 번 중단됐다. 공사 지연으로 다음달 26일로 예정된 준공승인 일정을 지키지 못할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됐다.

앞서 둔촌주공은 재건축 진행 과정에서 여러 유형의 갈등이 빚어지며 수차례 공사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2022년 4월에는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심하게 붙어 6개월이나 공사가 멈춘 적도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기반시설과 조경 공사를 맡은 시공사들이 공사를 중단했다. 단지 주변 풍성로 확장공사와 동남로, 둔촌초 옆 양재대로를 포장하는 동남공영과 기부채납 부지인 강동중앙도서관을 지은 중앙건설, 아파트 주변 조경을 꾸미는 장원조경 등이다.

앞서 이들 업체는 공사기간 연장 등을 이유로 총 170억원 수준의 공사비 인상을 조합에 요구해왔다. 이에 지난 17일 둔촌주공 대의원 회의에 공사비 인상 안건이 올라왔지만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 동남공영 등은 공사 중단에 들어갔고, 공사현장에 ‘추가 공사비 확정 전까지 도로와 문주 등 모든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다.

기반 공사가 멈추면서 당초 예정됐던 준공승인 일정을 맞추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준공승인이나 임시사용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입주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공단은 최근 입주자 사전점검을 실시하며 입주 예정자들에게 11월 27일부터 2025년 3월 31일까지 입주가 가능하다고 안내한 상태다.

강동구가 준공승인·사용승인을 불허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강동구는 예정된 준공승인 일정을 맞출 수 있도록 원만한 해결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사용승인과 준공승인을 불가하다고 의견을 낸적은 없다”면서 “승인 요청이 들어올 경우 법적인 절차에 의거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승환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준공승인 일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는 대의원들도 생각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근소한 차이로 부결 결정이 난 만큼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주관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공사비 갈등 문제는 해당 시공사와 조합 간의 문제라면서도 “원만한 합의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입주자 사전점검 이후 마무리 공사를 진행 중이고 입주에 문제가 없도록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022년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6개월 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조합의 설계 변경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건설사가 비용 증액을 요구했지만, 조합이 공사비 증액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1만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의 입주가 지연될 경우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집값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입주가 지연되면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새 아파트에 대한 전세 수요가 몰린 상황에서 입주가 늦어질 경우 그 수요가 기존 전세시장으로 이동해 전세 가격 상승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재건축 사업장에 대한 불안감도 증가할 수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서울 재건축 시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공사비 갈등과 일정 지연은 다른 재건축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쳐 재건축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둔촌주공 이외에도 서울의 여러 정비사업 현장에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 위기에 처해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리모델링 단지 ‘이촌 르엘’(이촌현대 리모델링)은 공사 중단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2021년 4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2022년 8월 착공했으나 현재 공정률은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사 기간과 공사비 인상안을 두고 시공사와 조합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롯데건설은 최근 공사 중지를 예고했다.

강서구 방화뉴타운 6구역은 공사비 증액을 놓고 오랜 갈등을 빚었다. 1년여 간 공사 중단 사태를 이어오다가 지난달 29일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 해지에 이르렀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4구역 또한 시공사인 GS건설이 공사비 인상을 여러 차례 요청하며 조합과 갈등을 겪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공사비 인상 요인이 발생했을때 갈등이 장기화하며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강제력을 갖고 양측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기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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