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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젤렌스키 “북에 더 단호해야”…미국은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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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러시아 파병 증거 충분…불안정과 위협 크게 증가” 밝혀

미 “사실이면 우려”…대선 등 대응 위한 정치적 판단 어려워

우크라 매체 “러시아 근무지 이탈한 북한군 18명 체포” 보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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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한 북한에 국제사회가 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의 참전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성격을 바꿔놓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미국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장비뿐만 아니라 병력도 보내고 있다는 위성과 영상 증거가 충분하다”며 “북한이 현대전에 숙련되면 불행하게도 불안정과 위협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더 큰 전쟁을 위한 북·러 협력에 눈감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국가 지도자와 대표들에게 감사하다. 이에 대해 우리 파트너들이 더 정상적이고 솔직하며 강력하게 대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3일부터 북한이 러시아 전장에 병력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데 이어, 한국 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을 결정하고 1500명의 선발대가 러시아 영내로 진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도 미국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전날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국방장관 회의를 마친 뒤 “(북한군이 파병됐다는) 보도를 확인할 수 없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그런 움직임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이 신중론을 유지하는 데는 이번 사안이 가져올 파장을 엄중하게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군 파병은 전쟁의 ‘게임 체인저’까지 되긴 어려울 수 있어도, 정치적 상징성 자체가 워낙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북한군 파병을 공식 확인하면 대응에 나서야 하는데, 코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 일정 등을 고려하면 정치적 판단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다수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버넷 선임연구원은 지난 18일 미국의소리 인터뷰에서 북한군 파병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우려가 현실화하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군이 전장에서 큰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하면 미국 등 서방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자국군 파병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러시아는 핵무기로 보복하겠다고 경고해왔기에 (북한군 파병은)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확전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배치됐다가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 장병 18명이 러시아군에 붙잡혀 구금됐다고 우크라이나 매체가 21일 보도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날 자국 군·보안 소식통 말을 인용해 러시아 당국이 쿠르스크주에서 지난 14일 근무지를 이탈한 북한 군인 18명을 이틀 후 발견해 구금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배치된 지역에서 약 60㎞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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