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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밤마다 귀신 소리, 수면제도 소용 없어"···파주 주민들 북한 소음에 "정신병 걸릴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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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진 대남방송

과거엔 사람 말소리, 지금은 각종 기괴한 소음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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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 지역인 경기 파주시에 사는 주민들이 20일 넘게 이어진 대남방 송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여우나 들개 등 동물 소리부터 쇠뭉치를 긁는 듯한 소리, 귀신 소리 등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김경일 파주시장은 임진각 민방위대피소에서 '이동 시장실'을 열어 주민들과 만났다. 민통선 일대에 사는 통일촌·해마루촌·대성동 등에서 온 주민들이 함께 했다. 이 일대는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는 물론이고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로 긴장의 수위가 높아진 상황이다. 대남 방송은 지난달 28일부터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이 지금까지 들어본 대남방송 중 소음 강도가 가장 세고 여우·들개·까마귀 등 동물의 울음소리부터 쇠뭉치를 긁는 듯한 소리, 귀신 소리 등이 들린다고 한다.

70대 한 주민은 "수면제, 진정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고 귀마개를 했더니 귀가 짓물러서 염증이 생겼다"며 "여기서 하룻밤만 지내보면 안다. 너무 고통스러우니 제발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전 대남방송은 사람 말소리였는데 이번엔 기괴한 소음으로 고문하는 수준"이라며 "정신병이 걸릴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방음벽을 설치하거나 잠을 잘 수 있는 임시 거처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했다. 한 마을의 이장은 "탈북민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서라는데 민통선 주민들에겐 인권이 없느냐"며 "이제는 주민들이 나서서 대북 전단 살포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 경기도가 지난 16일 파주·연천·김포 등 3개 시군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하면서 앞으로는 살포 행위자들에게 출입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에 불응할 경우 강제 퇴거, 형사처벌까지 가능해졌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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