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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尹, 남북회담하듯 한동훈과 마주 앉아... 韓 요구사항 정리한 '빨간 파일' 챙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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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일정에 20여 분 늦게 시작...1시간 22분 진행
'김 여사 해법' 등 건의사항 담긴 파일 들고 면담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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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약 1시간 22분 동안 만났다. 잔디를 함께 걸었고 차도 마셨다. 하지만 회동 장면은 생경했다.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비교적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이야기를 나눈 올 1월과 달리, 마치 남북회담하듯 길게 놓인 탁자를 사이에 두고 다소 경직된 모양새로 마주보며 현안을 논의했다. 이후 여당은 한 대표의 발언만 브리핑하며 불만을 드러냈고, 대통령실은 아예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 이후 한 달 만에 윤 대통령과 어렵사리 만났지만 양측의 '신뢰'는 여전히 부족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54분쯤 노타이 차림으로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 도착한 한 대표를 맞이했다.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으로 인해 당초 예정시간보다 20여 분 늦게 시작됐다. 둘은 악수를 나눈 뒤 어린이정원 인근까지 10여 분간 산책했다. 김건희 여사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기정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등 참모들도 동행했다.

두 사람은 산책하면서 제79주년 경찰의 날 행사에서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된 고 이재현 경장 등을 언급하며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경찰 영웅은 몇십 년이 지나도 잊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오늘 네 분을 현양하는데 두 분은 1995년 부여 대간첩 (작전 수행 과정에서 순직했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예정보다 늦은 것에 대해서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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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면담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해 2+1 형식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마주 보고 앉았고, 한 대표 옆에 정 실장이 배석했다. 껄끄러운 상대와 회담을 하거나 윤 대통령이 참모진 회의를 주재하는 모양새였다. 한 대표 옆에는 미리 준비해간 빨간색 파일이 놓여 있었다. 파일에는 윤 대통령에게 건의할 내용이 담겨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면담에서 △민심 악화에 따른 변화·쇄신 필요성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사항 △여야의정 협의체 조속 출범 등을 제안했다.

식사 없이 차담으로 진행된 면담에서 윤 대통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한 대표에게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가 좋아하는 제로콜라로 준비해달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한다. 테이블에는 과일도 올랐다. 당초 분위기에 따라 만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해가 질 때쯤 면담은 끝났다. 윤 대통령은 앞서 예정된 저녁 약속이 있었다고 한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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