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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2 (화)

美대통령 누가 되든 무역장벽 높일것 … 한국, 다자협력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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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지식포럼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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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당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두 경우 모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지속될 것이다."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글로벌 통상전문가들은 미국 양대 후보 중 누가 되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무역 적자국과 중국 등을 상대로 더욱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했다.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마련된 '대선 이후 미국의 산업정책' 세션에 연사로 나선 세라 비앙키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미국의 경제정책을 이같이 내다봤다.

이 세션에는 미국과 한국의 통상을 담당했던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재 컨설팅 업체 에버코어의 디렉터를 맡고 있는 비앙키 전 부대표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2004년부터 2021년까지 하버드대 정치연구소 선임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USTR 부대표를 역임했고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무역관계를 맡았다.

여한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패널로 참여했다. 여 전 본부장은 서울대 경영대학,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케네디스쿨을 거친 통상·경제통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았고 이전에는 외교부 미국 상무관을 지냈다.

비앙키 전 부대표가 USTR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미국은 대외 무역과 관련한 다양한 규제를 도입했다. 전기차 보조금 등의 이슈로 미국 경제 최대 화두였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뿐만 아니라 '칩스법'도 이 시기에 논란이 됐다. 칩스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설비 투자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됐던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여러 정부와 관련 논쟁을 이어온 비앙키 전 부대표지만, 그는 이 같은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일단 해리스 후보의 당선, 트럼프 후보의 당선 두 경우 모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트럼프 후보 당선 이후의 보호무역은 대중의 예상보다 훨씬 강력할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그 행정부는 무역 적자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이 적자를 보고 있는 무역 상대국이라면 어떤 국가든지 강력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서도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한 사례가 전기차의 미국 유입이다. 미국 시장은 현재 한국·대만 업체들이 포진한 반도체 업계, 중국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해결 의지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비앙키 전 부대표는 "특히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보호무역 강화가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관세는 모든 품목이 대상이 아니다"며 "이번에도 특정 품목을 선택하되 그 규제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품목들이 반도체와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앙키 전 부대표의 전망에 대해 여 전 본부장은 한국의 대응책을 제시했다. 오히려 다자무역을 확대하거나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다.

여 전 본부장은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 제3국은 중국 경제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서 대표적인 제3국이 바로 한국이다. 그는 "한국은 다자무역을 유지하면서 한국과 비슷한 입장에 놓인 제3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국 등 경제대국의 보호무역 압박에 대해 제3국은 하나의 경제권역을 형성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대선 결과를 떠나서 그런 국가들이 협력해 공통 어젠다를 추진해야 한다"며 "이 같은 노력은 적어도 글로벌 교역체제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전 본부장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미국의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중국에 남아 있는 미국 기업들은 예전처럼 싼 노동력과 큰 시장 규모 때문에 남는 게 아니다"며 "이제는 중국을 벤치마킹하려고 남는 기업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과의 협력을 원천 차단하려고 하는데, 미국 산업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 전 본부장은 "중국 경쟁사와의 협력이 차단되면 미국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 산업 트렌드를 맞출 수 있는 모든 기회가 차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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