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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식자재 1위’ 선인, 사모펀드들 관심… “소수지분이라 엑시트 방안이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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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선인 본사 모습. /선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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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06시 0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1위 식자재 기업 선인의 2대주주 지분이 시장에 나온 가운데,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 측이 기대하는 전체 기업가치는 6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매각 대상이 경영권 지분이 아니라 소수 지분이어서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때 까다로울 수 있다는 점, 선인의 사업이 유통보다는 제조업 성격이 강해 바게닝파워(협상력)를 갖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선인 지분 20.6%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주관사 삼정KPMG는 당초 추석 전 예비입찰을 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미뤄진 상황이다.

매각 측은 지분 인수에 관심 있는 잠재적 원매자들과 일대일로 콜을 진행 중이며, 복수의 PE가 진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운용사는 크레딧 펀드 활용을 고려 중이다. 하방을 막아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골드만삭스가 대주주 지분(이효구 대표, 63.74%)을 끌어오지 못하고 소수지분만 내놓은 점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수주주 지분이니 결국 나중에 상장을 통해 엑시트해야 하는데, 과연 시장의 반응이 좋을지 모르겠다”며 “이커머스 등 유통 업체들도 상장이 잘 안되는 마당에 식자재 업체는 흥행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선인은 제과·제빵 관련 재료 등 식재료의 수입과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유제품, 냉동식품, 밀가루, 소스류 등을 다양하게 취급한다.

한 PE 고위 관계자는 “유통 업체들은 고객과의 접점을 확보하고 물건을 소싱해서 가져다주기 때문에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결정권이 있고, 바게닝 파워가 있다”며 “반면 제조 업체는 경쟁사와의 차별화가 어렵고 결정권이 없다는 게 약점”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선인의 기업가치는 6000억원 수준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10배에 보유 현금까지 더한 값이라고 한다. 지난해 선인의 EBITDA는 약 455억원이었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2년 말엔 250억원, 작년 말엔 60억원이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6월 VIG파트너스가 사조에 매각한 식자재 기업 푸디스트를 예로 들며 선인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푸디스트의 매각가는 2500억원으로 EBITDA의 20배에 달했다. 푸디스트는 식자재 유통 및 단체 급식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선인과 차이가 있지만, 참고할 만한 비교기업은 된다는 것이다.

다만 IB 업계 관계자는 “푸디스트는 좋은 기업이기도 하지만 전략적투자자(SI)가 인수했기 때문에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인정받은 부분이 있다”며 “선인도 SI가 인수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으나, PE가 산다면 소수지분인 데다 다른 PE의 지분을 인수하는 ‘세컨더리 딜’이기까지 해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해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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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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