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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미모의 패션회사 CEO, 갑자기 개인 유튜브서…“이젠 내가 입고 싶은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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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라 세정 대표

‘올리비아로렌’ 12월 분사해 정체성 강화
MZ 개성 드러내는 패션 팬덤 구축하고
업무 디지털 전환, 뷰티시장 진출 검토


매일경제

세정그룹이 지난 14일 오픈한 첫 번째 큐레이션 쇼룸 ‘DAECHI 342(대치 342)’에서 올리비아로렌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이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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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혼을 제품에 심는다.’ 대한민국 1세대 패션 기업 세정의 창업자인 박순호 회장의 경영 이념이다. 박 회장의 옷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진심은 막내딸(삼녀)인 박이라 대표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아버지를 닮아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했던 박 대표는 2005년 미국에서 MBA를 마치고 귀국한 뒤 스스로 세정 입사를 결정했다. 집에서의 다정한 모습과는 달리 회사에선 누구보다 엄격한 경영자인 박 회장에게 호된 가르침을 받으며 옷에 몰두했다. 어느덧 20년 차가 된 지금, 그 역시도 아버지 못지않은 ‘옷쟁이’가 되어 버렸다.

“회사와 함께 성장했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올해 수시로 서울 지사와 부산 본사를 오가며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 세정이 그려갈 새로운 50년의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을 그가 주도한 까닭이다.

올해 세정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74년 부산에서 ‘동춘섬유공업사’로 출발해 50년 간 올리비아로렌, 웰메이드, 디디에 두보 등 12개 패션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거느린 국내 대표 패션·라이프스타일 기업이 됐다.

이제는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매니지먼트 그룹’으로 거듭나려 한다. 패션 기업 2세중에서도 눈에 띄는 행보로 업계 주목을 받는 그녀를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자리한 세정 사옥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창립 50주년과 자신의 성과를 돌아본다면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이 회사와 함께 저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50년간 함께해 준 임직원과 매장 점주님들, 고객들에게 감사하다. 제 점수는 80점이다. 조금 후하게 주는 것 같지만 나 자신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의미다. 자만하지 않고 나머지 20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겠다. 언젠가 당당하게 100점이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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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그룹이 지난 14일 오픈한 첫 번째 큐레이션 쇼룸 ‘DAECHI 342(대치 342)’에서 올리비아로렌 옷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이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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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박순호 회장이 강조하는 기업경영 마인드는 무엇인가

▷‘진정성을 놓지 말라’고 항상 말씀하시는데, 본인께서 몸소 실천하신다. 옷을 스무번씩 보고 수정해 완성도를 높이신다. 또 ‘나눔과 상생’도 강조하신다. 세정의 임직원과 점주님들 모두 가족이라 생각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얘기다. 그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경영인으로서, 또 인간으로서 존경하고, 닮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세정이 50년간 고객 사랑을 꾸준히 받은 비결은

▷품질이라고 생각한다. 회장님이 워낙 완벽한 품질을 추구하시는데, 직원들 앞에서 직접 스티치의 땀수를 세실 때도 있다. 또 가격 대비 가치가 높은 소재를 쓰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하신다. 해외 출장 때마다 좋은 원단을 찾아 다니시더라. 그런 회장님의 옷에 대한 진심과 열정이 고객에게 전해진 것 같다. 점주님들도 ‘역시 세정 옷은 품질이 좋다’는 말을 고객들에게 항상 듣는다고 하신다.

-앞으로 50년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매니지먼트 그룹’을 향한 구체적 실행계획은

▷먼저 남성 패션, 여성 패션, 온라인 특화 패션, 주얼리, 라이프 스타일 등 각 사업 부문별 고유한 정체성을 강화하려 한다. 12월에 브랜드 ‘올리비아로렌’을 독립 법인으로 분사하는 것도 이를 위한 작업이다. 제품군과 사업 영역을 확대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성장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 한다. 뷰티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또 AI와 신기술을 도입해 모든 업무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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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세정그룹 50주년 기념식에서 진행한 우수 매장 점주 시상식에서 수상자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박순호 회장(맨 왼쪽)과 박이라 대표(왼쪽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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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위크’라는 유튜브 계정을 개설했는데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어 팔고 싶다는 열망에서 시작하게 됐다. 내 취향을 담은 스타일을 소개했을 때 고객의 반응이 확인되면 브랜드로도 론칭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패션 브랜드가 범람하는 시대에는 소비자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중요하지 않나. 이를 위해 일반적인 회사의 마케팅과는 다른 소통 채널이 필요하다고 봤다. 앞으로는 ‘이라위크’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된 컨텐츠를 보여주고 싶다. CEO로서, 패션 전문가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감히 구독자 10만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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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라 대표의 유튜브 채널 ‘이라위크’에 게시된 영상.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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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WMC’와 ‘다이닛’을 론칭 효과는

▷MZ세대는 각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한끗’이 다른 포인트에 열광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힙하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 그래야 따라 입고 싶어 한다. 그렇게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쌓으면 팬덤이 형성되고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지더라. 이에 주목해 신규 브랜드는 팬덤 형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50년 뒤 세정은 어떤 회사이길 바라나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며 K패션을 이끄는 기업이기를 바란다. 전 세계 어딜 가도 모두가 세정을 알 수 있게 만드는 게 꿈이다. 좋은 제품으로 창립 100주년에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 브랜드’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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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정그룹이 지난 14일 오픈한 첫 번째 큐레이션 쇼룸 ‘DAECHI 342(대치 342)’ 전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정빌딩 1층에 자리한 ‘DAECHI 342’에선 세정의 주요 브랜드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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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라 대표

△1978년 부산 출생 △1997년 서울예고 졸업 △2002년 세종대 경제학과 졸업 △2005년 미국 페이스대 경영학 석사(MBA) △2005년 ㈜세정 입사 △2013년 ㈜세정 상무이사 비서실, 웰메이드사업본부, 마케팅홍보실, 구매생산조직 담당임원 △2019년~ ㈜세정씨씨알 대표이사, ㈜세정 사장, ㈜원커넥트 대표이사 △2024년 2월~ ㈜다니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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