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작년 10월 7일 테러 공격의 지휘자는 먼지 더미 속에 초라한 최후를 맞았다. 이스라엘군의 '1순위' 목표였던 하마스의 수장 야히아 신와르는 '애송이' 군인들에게 발목이 잡히면서 체면이 구겨진 채 세상과 하직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훈련병으로 구성된 부대가 전날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의 탈알술탄 지역에서 통상적인 순찰을 하던 중 하마스 전투원들과 우연히 마주쳤다. 드론(무인기) 지원을 받으며 교전에 들어간 해당 부대는 하마스 전투원 3명을 살해하는 데 성공했다.
전투원들이 몸을 숨긴 건물 일부가 무너져 먼지가 내려앉은 건물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시신 한 구가 신와르와 흡사하다는 점을 이스라엘 병사들이 알아챘다.
이스라엘군은 신와르에 대한 신원확인 절차를 마치고 그가 사망했다고 17일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지문과 치아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정보(DNA) 검사를 통해 신와르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BBC가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공개한 48초 분량의 영상에서 드론은 부서진 건물의 창을 통해 건물의 잔해, 베개, 문 등으로 어지럽혀진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영상에서는 흙먼지가 날리는 건물 내부에 한 사람이 홀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영상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그를 붉은 선으로 표시하며 신와르라고 전했다. 그가 자신을 촬영하는 드론을 응시하고 막대기를 드론에 던지며 저항하다가 영상이 끝났다.
다만 이스라엘군의 이번 작전은 신와르라는 점을 확인하고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신와르가 암살 위험을 피하려고 깊은 땅굴 속에 이스라엘인 인질들과 함께 머물 것으로 관측했다.
그의 사망설이 돌 때마다 이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전쟁 이후 신와르는 대부분의 시간을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에서 경호원들과 이스라엘인 인질들과 함께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 교전 지역에 인간 방패로 내세울 인질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신와르가 은밀하게 이동하려고 했거나 전쟁 중에 경호원들을 다 잃어버렸을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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