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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한동훈, 김건희 고리로 용산 압박하는데…친윤계는 관망하며 '몸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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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행동대장 없는데 尹 지지율↓…"韓 몰아낼 여론도 힘도 없다"

재보선 이긴 韓 입지 커져…"지금 공격해봤자 존재감만 더 부각"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서 권성동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4.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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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에 고강도 대책을 공개 요구하고 나섰지만,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는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재·보궐선거에서 선방한 한 대표의 입지는 단단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친윤, 구심점 없는데 尹 지지율도 최저치…한동훈 비판보단 김 여사 비호만

한 대표와 친한(친한동훈)계는 재·보궐선거가 끝난 다음 날부터 김 여사 관련 의혹 해소,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등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검찰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불기소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과거 주요 국면마다 조직적 움직임에 나섰던 친윤계는 권성동 의원을 제외하곤 침묵을 지키고 있다. 친윤계는 한 대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보단, 김 여사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만 방어 태세에 나섰다.

친윤 추경호 원내대표는 18일 국정감사대책회의가 끝난 후 "(검찰이) 기본적으로 증거와 법리에 따라 나름대로 공정하게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와 민주당이 실체도 없는 김 여사와 관련된 법적 논란으로 국회를 마비시키겠다는 의도는 뻔하다"며 "'이 대표에게 불리한 판결을 선고하는 판사는 보복 탄핵을 할 것이니 알아서 기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이들의 침묵은 친윤계가 구심점이 사라진 데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원조 친윤 장제원 전 의원은 22대 총선에 불출마했고, 윤한홍 의원은 당내 권력 지형에서 한발 물러난 지 오래됐다. '찐윤' 이철규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추대론이 나와 논란이 된 후 공개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용산발 리스크' 속에 총선 참패를 겪은 뒤 분화됐던 친윤은 윤 대통령이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당내 입지가 더 작아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3주 전 조사 대비 1%포인트(p) 내린 22%로 집계됐다.

한 친윤계 인사는 뉴스1에 "한 대표는 현재 당원들과 일반 여론에서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은 상황이니 우리도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이준석 전 대표 체제 붕괴 때와는 달리 지금은 우리가 당대표를 몰아낼 수 있는 여론도, 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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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오전 전남 곡성군 기차마을 전통시장을 찾아 10·16 재보궐 선거 낙선 인사를 하고 있다.2024.10.18/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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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승리한 한동훈 공격 시 '역풍' 우려…'현재-미래 권력' 줄타기 눈치도

게다가 한 대표가 당대표 취임 후 이끈 첫 선거인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20% 포인트(P)가 넘는 차이로 압승하면서, 친윤계도 한 대표의 리더십을 흔들 명분이 사라졌다. 지금으로선 한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리는 게 '역풍'이 될 수 있단 긴장감도 읽힌다. 친윤계 핵심 인사는 "지금 한 대표에게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공격적으로 비판을 해봤자, 한 대표를 키워주고 존재감만 더 부각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다음 총선에서 공천권이 없는 윤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것 보다 '미래 권력'인 한 대표에게 밉보이지 않는 것이 낫단 셈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결국은 '자기 선거'"라며 "지금 윤 대통령을 위한 목소리를 내봤자 무슨 이득이 있냐. 그렇다고 한 대표 편에 노골적으로 설 필요는 없지만, 다음 대선까지 미래 권력 지형을 관망하며 줄타기하는 게 다음 공천을 위해 실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윤계 내부에선 한 대표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들끓고 있어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특히 부산 금정의 경우 보수 텃밭인 만큼, 한 대표가 이번 승리로 리더십을 굳혔단 건 '착각'이란 평가가 친윤계에선 우세하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부산 금정은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였고 이기는 게 당연한 선거"라고 말했다. 한 친윤계 관계자는 "한 대표가 너무 신난 것 같은 느낌인데, 그렇게 치면 인천 강화군수 선거 표차가 줄어든 거에 대해선 왜 조용하냐"며 "서울 교육감 선거도 보수가 졌는데 다음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을 어떻게 할지 등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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