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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김정은, ‘목함지뢰 도발’ 제2군단 방문해 “한국은 타국이며 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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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서부 전선 제2군단 지휘부 방문

“동족이 아닌 적국을 향한 합법적 보복”

남북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재차 강조

2군단은 과거 ‘목함지뢰’ 및 ‘포격’ 도발 주도

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책상 위에서 ‘서울’이라고 적힌 지도를 펼쳐 놓고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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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서부 전선을 담당하는 제2군단을 방문해 “대한민국은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는 사실을 똑바로 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만약 우리의 공격력이 사용된다면 그것은 동족이 아닌 적국을 향한 합법적인 보복 행동”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비무징지대(DMZ) 내 경의선·동해선 도로 등을 폭파한 이후 첫 공개 활동으로 최전방 부대를 방문한 것이다. 특히 제2군단은 과거 대남 ‘목함지뢰’ 폭발 사건 등을 주도했다. 남북 간 단절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대남 위협 수위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1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군대는 대한민국이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똑바로 새겨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경의선·동해선 도로·철도를 폭파한 점을 언급하며 “이건 단지 물리적 폐쇄만의 의미를 넘어 세기를 이어 끈질기게 이어져 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 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이라고 지칭하며 “앞으로 우리의 주권이 침해당할 때는 우리 물리력이 더 이상의 조건 여하에 구애됨이 없이, 거침없이 사용될 수 있음을 알리는 마지막 선고나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미 천명한 대로 만약이라는 전제조건에서 우리의 공격력이 사용된다면 그것은 동족이 아닌 적국을 향한 합법적인 보복행동으로 된다”고 밝혔다.

이는 남북 간 단절 의지와 함께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이 최근 최고인민회의에서 통일 조항을 삭제하는 등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해 헌법을 개정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도로·철도 폭파 소식을 전하면서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 국가로 규제한 공화국 헌법”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번 김 위원장의 제2군단 방문은 한국의 대북 강경 태도를 견제하는 동시에, 위기 상황 부각을 통해 대남 적개심 고취와 내부 결속 등을 도모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통신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책상 위에 대형 지도를 펼쳐놓고 지휘봉으로 뭔가를 가리켰다. 지도는 흐리게 처리됐지만 상단에 ‘서울’이라는 문구가 식별된다. 김 위원장의 뒤편 TV 화면에도 한반도 지도가 담겼다. 김 위원장이 대남 군사작전 등을 지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제2군단은 과거 목함지뢰 폭발 사건과 포격 사건을 주도한 부대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2015년 8월 군사분계선(MDL) 남쪽 비무장지대에 목함지뢰를 심어 한국군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북한은 며칠 뒤 대북 확성기를 겨냥해 포격을 가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통신이 전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입은 점퍼 어깨에 원수 계급장(흰색 원)이, 오른쪽 가슴에 국무위원장 마크(빨간색 원)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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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날 지휘소에서 군단장으로부터 ‘전투대기 태세’로 전환한 관할 여단의 준비상태를 점검했다. 이어 군사행동 계획을 담은 중요문건을 검토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문건들을 검토한 뒤 군단이 여러 상황에 대비한 군사행동계획을 제대로 세웠다고 인정하면서 군단의 결심을 지지했다. 앞서 총참모부(합참 격)은 지난 13일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침투했다고 주장하면서 전방 포병연합부대 등에 사격준비 태세를 하달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안보상황을 고려하면 “전쟁 수행 능력 강화에 계속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한·미동맹과 이들의 침략적 군사행동이 “국가의 핵억제력 강화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그 정당성을 입증해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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