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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헤즈볼라 이어 하마스 수장도 사망…친이란 '저항의 축'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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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거의 궤멸…"이란·대리세력, 일시적 전의 약화할수도"

가자 휴전 낙관론부터 하마스 버티기 관측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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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히야 신와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작년 10·7 기습의 핵심 인물인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를 1년여 만에 제거하는 데 성공하면서 중동 분쟁이 변곡점을 맞고 있다.

반미국·반이스라엘 성향의 중동 무장세력 '저항의 축' 지도부가 지난 몇 달 사이 이스라엘군의 대대적인 공세에 거의 궤멸하면서 이들을 군사·재정적으로 지원해온 이란의 전략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고 전날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벌인 군사작전을 통해 신와르가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당시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고 며칠 뒤 신와르가 그 후임으로 선출된 지 두 달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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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이스라엘,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 제거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신와르의 죽음은 이란과 '저항의 축'에 심각한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직후 이란의 또 다른 대리세력인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등이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했다.

하지만 신와르 죽음 이후 하마스에는 실질적인 지도자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고, 여기에 이란이 공들여온 헤즈볼라마저 지난달 27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 공격에 폭사한 이후 수세에 몰려 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 입장에서 이스라엘에 가장 가까운 하위조직은 하마스였고, 신와르가 사망한 만큼 이란도 계산을 다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와 레바논 등지에서 다면전을 벌여왔지만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무너지면 숙적 이란으로 군사적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스라엘은 지난 1월 이란으로부터 탄도미사일 약 200기로 대규모 공습을 당한 이후 보복을 검토해 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란 지도부가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휴전과 인질 석방 전망이 중동 긴장완화로 이어지기를 원할지 모른다"며 "이란과 대리세력들은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가해진 파괴 이후 이스라엘과 싸우고자 하는 욕구가 약해지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신와르 사망으로 하마스에 붙들려 있던 인질들의 귀환, 나아가 휴전과 종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낙관론도 고개를 든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로 내걸었던 '하마스 소탕'이 상당 부분 달성됐다는 평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신와르 사망에 대해 "우리가 잡기를 희망하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동력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정책포럼의 데이비드 헬퍼린은 "신와르가 제거됐다는 것은 그가 작년 10월 7일 촉발한 끔찍한 사건의 종식이 가까워졌다는 것"이라며 "인질 귀환을 위한 긴급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가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하마스의 사기가 크게 훼손되고,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싸우는 것에 대한 동기도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르단강 서안 통치를 주도해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신와르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도 가자지구에 대한 하마스의 통제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와르 사후에도 하마스가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고위 간부를 여러 명 죽였음에도 하마스는 돌파구를 찾아냈다"며 "이는 하마스의 모든 계층이 이스라엘을 파괴하겠다는 목적에 극단적으로 헌신적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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