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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국회 보고서 "일-가정 양립 달성 안 되면 여성 '출산 파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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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름 기자]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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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가정 내 가사분담 등 일-가정의 양립이 사회문화적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가정 내에서도 지원받지 못한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방어적인 선택 '출산 파업'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국회보고서가 지적했다. ⓒ국회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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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가정 내 가사분담 등 일-가정의 양립이 사회문화적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가정 내에서도 지원받지 못한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방어적인 선택 '출산 파업'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국회보고서가 지적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아 '지표를 통해 살펴 본 일-가정 양립 현황과 미래 과제'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보고서에서는 우선 "가장 대표적인 일-가정 양립제도인 육아휴직 제도의 이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의 수는 2010년 기준 여성 10.1명, 남성은 0.1명이었는데, 2022년에는 여성 30명, 남성은 5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22년에는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출생아 100명당 3.3명(12.4%), 남성이 2.0명(66.7%)증가했는데, 연구원은 "새롭게 시작된 3+3 부모육아휴직제에서 부부가 함께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상한액을 기존 150만원에서 200만원, 250만원, 300만원까지 단기적으로 상향한 것에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여성의 육아휴직 이용이 2010년 24.9명에서 42.8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에 대해 "여성이 주로 고용된 일자리에서 고용보험제도의 포괄성이 확대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진단하는 한편, 남성의 육아휴직이 2010년 0.2%에서 2022년 6.8%까지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은 맞지만, 여전히 남성 사용률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사업체 규모별로 봤을 때 300명 이상 고용하는 대규모 사업체를 제외하고는 육아휴직 가능 대상자 비율이 여전히 낮아 일자리 질에 따라 육아휴직에도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 또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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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요국 중 출산율이 높은 국가에서는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국회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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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가구 내 성별 가사노동 분담 불균형이 완화되는 추세이긴 하나, 여전히 여성이 가사노동의 중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맞벌이 가구의 총 가사노동 시간인 일 평균 240분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남편의 분담 비중은 2004년 13.3%에서 2019년 22.4%로 증가하긴 했으나, 성 규범의 변화 속도는 더디다는 지적이다. 40대 이상에서는 부부가 똑같이 가사분담하는 비율이 20%대로 낮으나, 30대는 44.1%, 30세 미만은 56.1%로 나타나 젊은 부부의 가사노동 분담은 젊은 세대에서 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경향이 나타났다.

다만 12세 미만 자녀돌봄 영역 중 놀이, 책 읽기, 생활습관 훈육 등에서는 부부가 똑같이 분담하는 비율이 50% 내외이나, 그 외 자녀돌봄은 대부분 아내가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원은 "자녀 생애 초기에 남편의 돌봄 참여가 아내에 비해 저조했던 것이 장기화된 영향"이라고 봤다.

아울려 연구원은 "해외 주요국 중 출산율이 높은 국가에서는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라며 "한국은 남성 가사노동 비중이 일본(15.5%)과 함께 최하위로 속한다"고 전했다.

연구원은 일-가정 양립 달성을 위해 제도의 활용성을 높이는 추가 장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스웨덴,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은 남녀 육아휴직 할당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육아휴직 시 줄어드는 소득을 어떻게 보전할 지는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할 요소"라고 당부하며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을 강조했다.

또한 아내가 외벌이를 하는 가구에서조차 가사노동의 절반을 여성이 분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여전히 성별 분업적 가치관이 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가구에서 부부가 적정한 가사노동 분담 수준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 "일과 가정의 양립이 사회적으로나 가족 내에서 지원받지 못하면 개인의 선택이 가장 방어적 형태인 '출산 파업'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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