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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에릭 놀란드 CME 이코노미스트 “美 경기침체 도래할 시기…신호 곳곳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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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긴축기 6번 중 4번은 침체로 이어져

“9월 실업률 4.1%…부정적 선행 지표”

“세계 경제 위기가 한국 수출 악영향 줘”

“한국 부채 선진국 수준…주시하고 있다”


이투데이

에릭 놀란드 CME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투데이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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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침체가 당장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경제 상황을 봤을 때 곳곳에서 신호가 보이고 있다.”

에릭 놀란드 CME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 인터뷰를 열고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중앙은행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대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경기침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에릭 놀란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2023년 7월 긴축을 중단하고 시간이 많이 지났고 이제 경기침체가 시작될 시기가 도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과거 연준이 긴축 사이클 가졌던 시기는 △1984년 8월 △1989년 2월 △1995년 2월 △2000년 5월 △2006년 6월 △2018년 12월 등 총 6번이다. 이 중 1984년과 1995년을 제외한 4번의 긴축 사이클이 끝난 이후 10~18개월 시차를 두고 경기침체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에릭 놀란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첫 번째 신호”라며 “실업률 증가는 경기침체의 선행 지표라고 볼 수 있는데 1991년과 2001년 경기침체 전, 그리고 국제금융위기 발발 전에 모두 미국의 실업률이 증가했고 지금 굉장히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9월 실업률은 4.1%로 지난해 5월 최저점(3.4%) 대비 0.7%포인트(p) 올랐다.

그는 미국 소비자 관련 지표도 경기침체의 두 번째 신호라고 봤다. 그는 “미 소비자의 예금과 저축 계좌의 잔액 평균값은 5500달러에서 3000달러까지 하락했는데 번 돈 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의미”라며 “또 5년간 임대료는 30%, 자동차 수리비는 40%, 보험료는 50% 증가했는데 이는 구매력에 압박을 받고 있다는 신호이고 앞으로 소비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밖에 카드 연체 등 채무불이행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지표라고 부연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서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3.3%로 팬데믹 이전 수준(1.5%)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과거 1970년 지나치게 완화 정책을 펼쳤다가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파격적인 금리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임기는 2026년까지로 이후 새로 올 의장이 백악관과 정치적 독립성을 잘 유지할지는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그가 한국 경제의 메인 리스크로 세계 경제가 약해지고 있는 점을 짚었다. 중국이 부동산 문제를 겪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금리가 대폭 오른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는 요인이 한국 수출에 악신호를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수년간 이어진 원화약세 현상이 수출 악재 요인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에릭 놀란드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가계부채 무제를 주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의 가계부채는 45개 국가 중에서도 눈여겨보는 지표”라며 “그 수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15%로 다른 경제 선진국과 비슷한 정도로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한국과 가계 부채 규모가 비슷한 다른 나라의 경우 실질금리와 중립금리의 차이를 0로 두고 있다”며 “이들은 근원인플레이션 수준으로 금리를 맞추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도 이와 비슷하게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부양책을 내놓은 중국 경제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중국이 GDP의 1.8%를 지역정부 부채를 갚는 데 쓰겠다는 등 각종 정책을 제시했는데 유럽, 미국 정부 등이 과거에 금융위기 때와 내놓은 정책과 비슷하다”며 “이런 정책 경기 침체 완화가하기는 했지만 강력한 경제 회복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90년 일본의 경제위기, 2010년대에 미국과 유럽 금융위기를 고려하면 중국도 경제 성장이 굉장히 둔화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투데이/김효숙 기자 (ssook@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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