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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단독]김용균 이후에도 ‘위험의 외주화’···발전소 산재 80%는 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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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석탄화력발전소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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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씨 산재 사고로 발전소의 ‘위험의 외주화’가 사회 이슈가 된 뒤에도 발전소 산재의 80%는 하청노동자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재해는 모두 하청노동자가 당했다.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전5사(동서·서부·중부·남부·남동발전)로부터 받은 ‘발전소 산재 발생 현황’ 자료를 보면, 2019년부터 지난 7월까지 발전5사 발전소에서 237명이 산재 사고를 당했다. 232명은 부상을 당했고 5명은 목숨을 잃었다.

재해는 하청노동자에게 집중됐다. 232명의 부상자 가운데 하청노동자는 193명(83.1%), 원청 노동자는 39명(16.8%)이었다. 사망자 5명은 모두 하청노동자였다. 발전소는 원청과 하청노동자 비율이 거의 50:50인데 위험은 하청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하청노동자들은 연료·환경설비 운전과 경상정비 등 위험한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발전사별로 보면 중부발전이 66명(부상 62명, 사망 4명)으로 가장 많았다. 남부발전이 65명(부상 65명), 서부발전이 43명(부상 42명, 사망 1명), 남동발전이 33명(부상 33명), 동서발전이 30명(부상 30명) 순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김용균씨 사망 다음해인 2019년 39명(부상 37명, 사망 2명)이 재해를 당했다. 재해자는 2020년 56명(부상 55명, 사망 1명) 2021년 46명(부상 46명), 2022년 36명(부상 36명), 2023년 52명(부상 50명, 사망 2명), 2024년 7월 기준 19명(부상 19명)으로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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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화력발전소 내부 모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직 전체대표자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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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씨 사망 이후 1년이 지난 2019년 12월 정부와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발전산업 안전강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처우 개선 수준에 머무른 탓에 위험의 외주화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는 정부에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권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연료·환경설비 운전업무에 한해서만 ‘별도 공공기관을 통한 정규직화’를 하기로 결정했다. 민영화된 한전산업개발을 공공기관으로 재공영화해 정규직화하는 방안도 제안됐지만, 한전산업개발 지분 매각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태성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비정규노조대표자회의 간사는 “김용균 사고 이후 대책이 마련되고 설비 안전 관련 투자가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안전인력 투자·투입이 늘지는 않았다”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원래 업무와 안전 업무를 겸하게 되고, 특히 최근에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발표 후 인력이 줄어 업무강도가 가중됐다. 무엇보다 외주화로 일하다 보니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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