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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1세대 인권변호사’ 이세중 전 대한변협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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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지난 8월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4년 2학기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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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인권변호사’로 불리는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지난 16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전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56년 사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춘천지법 강릉지원과 서울지법 판사를 거쳐 1963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 전 회장은 군사정권 시절이던 1970년대 긴급조치 1호 때부터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과 1975년 김지하 시인의 반공법 위반 사건 재판을 비롯해 민주화운동 관련 사건 130여건을 무료로 변론했다.

1984년에는 조영래·박원순 변호사와 함께 한국 최초 집단소송인 ‘망원동 수재 사건’을 변론해 국가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이 사건은 집중호우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배상 책임을 법원이 처음 인정한 판결로 기록됐다. 대법원은 1990년 서울시와 건설사가 유수지 시공·관리를 잘못해 발생한 인재라고 판시했다.

1993년 변협 회장, 1998~2000년 KBS 이사장, 2005~2009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2006년 변협 인권재단 초대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환경운동연합, 환경재단,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여러 단체에 이름을 올리고 시민운동에 참여했다.

이 전 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2005년 효령대상, 2014년 만해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8년에는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부영그룹 창업주 이중근 회장을 대신해 회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김영훈 변협 회장은 17일 “이 전 회장은 변협 회장으로 직무를 보던 당시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의 사명을 몸소 실천하셨다”며 “‘대한변협 인권재단’ 초대 이사장으로서 이주민과 북한 인권 등을 위한 공익활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법조인의 사회 참여 중요성을 보여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전계우 전 세미화랑 관장, 아들 정우·석우씨, 딸 윤정·숙정·숙진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 11시이며 장지는 시안추모공원이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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