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지급 보험금 현황/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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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에도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의 보험금 지급 금액은 증가세다. 의정 갈등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3차 병원은 보험금 지급이 줄었지만 1차·2차 병원의 보험금 지급이 늘어난 탓이다. 동네 병원이 포함된 1·2차 병원 모두 비급여 보험금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대형 4개 사가 올 1월부터 8월까지 지급한 실손보험금은 5조482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5% 늘었다. 급여가 11.7% 늘었고 비급여 항목이 13% 늘었다. 증가율만 보면 이미 전년도 지급보험금 증가율(9.3%)을 넘어섰다.
올해 실손 지급 보험금 증가를 견인한 곳은 1차(동네 병·의원), 2차(중소·전문) 병원이다. 1차 병원이 15%, 2차 병원이 16% 늘었고 반면 3차(상급종합) 병원은 2% 감소했다. 의정 갈등으로 인해 올해 3차 병원의 보험금 청구 금액은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다. 8월 한 달 지급 금액만 보면 지난해 8월에 비해 1차 병원이 40.3%, 2차 병원이 39% 증가했지만 3차 병원은 10.3% 감소했다.
3차 병원 2024년 월별 지급 보험금 추이/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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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보험금 청구가 늘면서 1차, 2차 병원의 비급여 비중은 지난해 전체 평균치(56.9%)를 훨씬 웃돈다. 올해 8월 기준 전체 지급 보험금에서 비급여의 비중은 1차 병원은 66.3%, 2차 병원은 60.2%에 달한다. 반면 3차 병원은 36%로 나타났다.
정당한 보험금 청구는 당연한 소비자의 권리지만 비급여 항목 증가는 과잉 진료와 보험사기 등 보험금 누수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해 지속적인 증가세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보험사기로 적발된 사례를 봐도 비급여 보험금 청구를 노린 경우가 대다수다.
과잉 진료는 보험금 누수뿐 아니라 의료 비용을 올려 결국 일반 소비자의 부담도 증가시킬 수 있다. 급여·비급여 모두 실손보험에서 청구가 가능하지만 자기부담금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 판매된 실손보험 상품일수록 자기부담금의 비중이 높다.
보험료 수익에 비해 나간 보험금이 증가하면 손해율이 늘어나고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 돼 선량한 계약자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 폭은 늘어나고 있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을 통해 지난해 1조9700억원의 적자를 봤다. 전년보다 적자 폭이 4400억원 늘었다. 올해도 지급 보험금 증가로 인해 실적에 빨간불이 커졌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정부도 나서고 있지만 동네 병원 등에서 의료 당국 관리 기재가 약한 비급여 항목 위주로 의료비 청구가 증가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올해는 실손보험 손실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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