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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미, 중국 겨냥 ‘올오어낫싱’ 접근 산업 경쟁력 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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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전 통상본부장 PIIE기고

“동맹들 커넥티드카 수입 금지 취하기 어려워”

미 산업정책 ‘과잉안보화’ 경계

경향신문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지난 21일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열린 세계제조업대회에서 신형 차량을 선보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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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발표한 중국산 커넥티드차량 규제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할 위험이 있고,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과 유사한 규제 조치를 취하기에는 부담이 크다고 한국 통상 전문가가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피터슨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러시아산 기술이 적용된 커넥티드 차량을 전면 금지한 것에 대해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안 된다) 접근”이라며 “중간 지점의 조치를 통해 국가안보와 경제적 이익 사이에 균형을 찾을 가능성을 외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상무부의 커넥티드차량 규제가 “일부 정당한 사이버안보 관련 우려를 반영한다”면서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100% 관세 부과를 포함한 수입 금지 조치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외부 경쟁으로부터 고립시켜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비용을 치러서라도 국가안보를 보호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미국 자동차회사들을 과잉보호(overprotect)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혁신과 기업가 정신을 억압해 급변하는 하이테크 분야에서 미국 산업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고 밝혔다.

여 선임위원은 미국이 산업경쟁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국가안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좁게 표적화된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들은 잠재적 국가안보 우려를 공유할 수는 있지만 경제적,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미국의 접근을 그대로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도 밝혔다. 미국은 커넥티드차량 규제를 비롯해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통제,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 첨단기술 관련 통제 등 각종 대중국 조치와 관련 ‘동맹과의 공조’를 강조하며 사실상 동맹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경향신문

여한구 피터슨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위원이 25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한미 무역관계와 2024 미 대선‘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특파원


여 선임위원은 최근 중국 방문 기간 만난 글로벌 기업 대표들이 “기업의 중국 전략은 저비용 생산이나 시장확장에서 기술 학습과 ‘역 엔지니어링’으로 변화했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중국의 급속한 기술 발전 수준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중국 시장에 남아있다는 의미다. 여 선임위원은 베이징 외곽에 위치한 스마트폰 회사 샤오미의 “고도로 자동화된 최첨단” 전기차 제조시설을 둘러본 일화를 소개하면서, 샤오미가 미국의 제재 가능성을 고려해 중국 내 전기차 사업을 시작해 3년 만에 공급망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이 아닌) 다른 어디에서도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광물·전자제품·소프트웨어까지 수직적으로 통합된 완전한 공급망을 구축하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여 위원은 이날 인사이드유에스트레이드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의 산업정책이 “과잉 안보화(oversecuritization)”하는 경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중국산 커넥티드차량 규제와 중국산 전기차 관세 100% 부과,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반대 등을 예로 들며 “이와 같은 국가안보 논리는 목표 지점보다 더 나아가는(overshooting)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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