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인사 의석 따라 " '2명 추천' 고수
"윤석열 친구 안 돼" '이종석 연임'은 거부
국힘, 그래도 '이종석 연임' 고려... "문제없다"
2018년 10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채 열린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자금 횡령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정계선 형사합의27부 부장판사가 판결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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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7일 임기가 만료되는 김기영·이영진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김성주(57·사법연수원 26기) 광주고법 판사와 정계선(55·27기) 서울 서부지법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거부에도 이종석 헌재소장 연임을 추진하고 있다.
1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한 달 이상 내부 추천절차를 거친 뒤 김기영·이영진 헌법재판관의 후임 후보군을 김 판사와 정 원장으로 사실상 좁혔다. 광주 출신 김 판사는 1997년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이력이 있는 향판(鄕判)이다. 대부분 광주지역에서 판사 생활을 했다. 진보 성향 법관이지만 균형을 갖춘 판결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헌법의 주요한 정신이 지방자치"라며 "향판이었던 김종대 전 재판관을 이어 지역 법관의 명맥을 이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원 출신 정 원장은 1998년 임관한 뒤 서울 서부지법원장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 부장판사를 거쳤다. 중앙지법 재직 시절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비자금 횡령 사건 1심을 맡아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진보 성향 법관으로 알려져 있으나 재판 등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였다는 게 법원 안팎의 평가다. 헌법연구관 신분으로 2년간 헌재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
민주당은 헌재가 법원보다 상대적으로 정치적·사회적으로 더 뜨거운 이슈를 처리하기 때문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 이석태 전 헌법재판관 같은 비판사 출신을 고려했으나 결국 현직 판사를 뽑기로 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퇴행적 판결을 연속으로 하는 사람을 배제하고, 정치적 성향이 명확하지 않은 인사로 추렸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등은 국민의 여론을 따라가는 것이므로 이번 인선에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몫으로 헌법재판관 2명을 추천하는 방안도 고수하기로 했다. 여야 한 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한 명은 관례대로 합의해 추천하자는 국민의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헌법재판관 인사의 관례는 의석수에 비례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1명을 추천하든 뭘 하든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김성주 광주고법 판사. 전남선거관리위원회 제공 |
반면 여당의 이종석 헌재소장 연임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발맞출 수 있는 유능한 사람들로 헌재가 재구성돼야 한다"며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친구니까' 이 소장을 연임하게 하자는 건데 누가 용납하겠느냐"고 말했다. 헌법재판관 국회 인준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다수 의석의 민주당이 반대하면 낙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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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당은 이 소장 연임을 검토하고 있다. 내부 신망이 두텁고 판결이 보수성향이지만 균형잡혔다는 이유에서다. 이 소장이 2018년과 2023년 여야 합의로 각각 헌법재판관과 헌재소장에 기용된 만큼 야당이 '윤 대통령과 대학 동기'라고 비판하는 건 억지 주장이라는 불만이 깔려 있다. 나아가 이 소장이 17일 퇴임하더라도 다시 선출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내부 결론을 내린 상태다. 김진우(1988~1997년)·김문희(1988~2000년) 전 헌법재판관처럼 연임한 전례도 있다. 이 소장은 1961년생으로 6년 더 연임하더라도 정년인 70세 이전에 임기가 끝난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 후임은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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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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