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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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30대 여성을 포함해 80명이 넘는 피해자를 양산한 대구 전세 사기범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단독 전명환 판사는 15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7)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전 판사는 "대다수 피해자들이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고,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해자도 있다"며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계약을 체결해 피해를 키웠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또 "사건 발생 원인을 다가구 주택 시세 하락 등 외부 사정에서 찾으려는 등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2020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구 남구 대명동 일대 다가구주택 등 건물 12채를 임대하면서 임차인 104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88억여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A씨가 자금 융통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세입자들에게는 "돌려줘야 할 보증금이 많지 않고, 다른 재산도 있어 계약 만료 시 보증금 반환에 문제가 없다"고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법원은 임대차 계약 당시 담보 가치가 보증금보다 높았을 때 체결된 계약은 무죄로 판단해 전체 피해자는 87명에 71억 원으로 집계됐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인데, 이들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30대 여성 B씨가 보증금 8,400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앞서 검찰은 "피해 규모가 심각하고, 피해자 중 한 사람은 숨지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자살 방지 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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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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