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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12년 만에 정권탈환, 日야당 '절호의 찬스'…단일화 무산에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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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선이 15일 고시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 가운데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2012년 이후 12년 만에 정권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집권 자민당이 정치자금 스캔들로 국민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어, 이번 총선은 야당에겐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이날 입헌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대표(전 총리)는 정치자금 문제에 연루되면서 자민당에서 공천을 못 받았던 무소속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후보가 출마한 지역구에서 본격적인 선거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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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전 총리)가 15일 선거 연설을 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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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대표가 내건 이번 선거 목표는 여당(자민당+공명당)의 과반 의석 미달이다. 그동안 자민당에 표를 던졌던 중도 성향 유권자가 야당에 투표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해 노다 대표는 기존 야당에 비해 다소 보수적인 본인의 색채를 드러내고 있는데, 야권 연대의 파트너인 공산당이 이에 반발해 야권 후보 단일화가 진척되지 않는 딜레마에 빠졌다.



공산당이 반발하는 이유



이번 총선은 지역구 289석, 비례대표 176석 등 총 465석을 놓고 경쟁한다. 과반수는 233석이다. 총선 고시 전 지만당의 의석수는 정치자금 문제로 공천을 못 받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를 제외하면 247석이다. 연립여당인 공명당 의석(32석)을 합치면 279석이다.

반면 입헌민주당은 98석에 그친다. 노다 대표가 내세운 ‘여당 과반수 미달’을 달성하기 위해선 각 지역구에서 야권 후보의 단일화를 통해 ‘여야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게 필수적이다.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경우 여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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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무라 도모코 일본 공산당위원장이 15일 선거 연설을 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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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단일화에서 특히 중요한 게 전국에 기반을 둔 입헌민주당과 공산당이 서로 후보를 조정하는 것이다. 과거 양당은 한쪽이 후보를 내면 다른 쪽은 후보를 내지 않은 방식으로 협력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민주당이 대승을 거둬 정권교체를 이뤄낸 2009년 선거다.

이번 선거에서도 노다 대표는 공산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공산당은 응하지 않았고, 약 절반의 지역구에서 입헌민주당 후보와 공산당 후보가 경쟁하게 됐다.

공산당이 협조 않은 이유는 노다 대표가 지난달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집단적 자위권의 일부 행사를 용인한 안보 관련법에 대해 “당장 바꾸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유지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안보 관련법 폐지가 당론인 공산당에겐 입헌민주당과 선거 협력을 하기 위한 핵심 고리가 사라진 것이다. 공산당은 “야당 공조의 토대가 훼손됐다”고 반발했다.



외교안보 실패...후텐마의 트라우마



공산당의 반발을 감수하면서도 노다 대표가 안보 관련법 폐지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건 2009~2012년 집권 당시의 트라우마 때문이다. 2009년 취임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오키나와(沖縄)에 있는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에 관해 “최소한 오키나와 밖으로 이전하겠다”고 말했고, 현지 주민은 기지 이전에 대한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하토야마 전 총리는 결국 다른 이전지를 찾지 못하고 물러났다. 논란만 키우고 이전엔 실패한 민주당에 국민은 실망했고 안보 파트너인 미국도 불만을 품었다.

일본 국민 상당수는 여전히 야당에 외교안보 정책을 맡길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자민당이 정치자금 문제로 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이 30~40%인데 반면 입헌민주당은 10% 안팎에 머물러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노다 대표로선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유권자의 폭넓은 지지를 얻기 위해 보다 현실적인 외교안보관을 보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공산당의 협조를 얻지 못해 야권 단일화가 무산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자민당 단독 과반수 미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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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15일 선거 연설을 하고 있다.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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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일본 정계에선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자금 문제에 연루되면서 비례대표에 중복 입후보 하지 못한 후보자들이 30여명이나 되는 점도 자민당에겐 불리하다.

자민당은 2012년 정권을 탈환한 이후 치른 모두 총선에서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따라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에겐 이번 총선에서 단독 과반 여부가 일종의 시금석이다. 만약 과반수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시바 총리의 정치적 기반이 불안정해진다는 의미다. 노다는 이시바를 궁지에 몰 수 있을까.

도쿄=오누키 도모코 onuki.tomok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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