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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암매장된 실미도 공작원 4명 유해 발굴 착수…군, 53년만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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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장관 사과문, 군인권개선추진단장 대독

연합뉴스

2017년 실미도 부대 공작원 합동 봉안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반세기 넘도록 외면받았던 실미도 부대원들의 유해 찾기 작업이 시작됐다.

국방부는 15일 경기 고양 벽제묘지에서 실미도 부대 공작원 4명의 유해 발굴을 위한 개토제를 열었다고 밝혔다.

개토제는 묘지 조성을 위해 땅을 처음 팔 때 지내는 제사로, 벽제묘지는 실미도 사건으로 사형된 공작원 4명이 암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다.

2022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는 불법 모집, 사형이 집행된 공작원의 유해 암매장, 대법원 상고 포기 회유 등 실미도 사건의 인권 침해 사실에 대해 국가의 사과와 유해 발굴 등을 권고한 바 있다.

이날 개토제 현장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사과문을 국방부 군인권개선추진단장이 대신 읽었다. 대독이기는 하나 실미도 사건과 관련한 국방부 장관의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장관은 사과문에서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서 겪으신 그간의 고통과 슬픔에 대해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인들의 명예 회복과 유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광동 진화위원장도 대외협력담당관이 대독한 추도사에서 "오랜 세월 가족의 시신을 인도받지 못한 채 기다려 온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개토제를 시작으로 유해가 발굴돼 안치됨으로써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앞으로 유가족들과 소통하고 협의해 진화위 권고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실미도 부대는 1968년 1월 김신조 등 북한 무장 공비의 서울 침투에 대응해 중앙정보부와 공군이 북한 침투를 목표로 그해 4월 창설했다.

가혹한 훈련과 부당한 대우에 시달리던 부대원 24명은 1971년 부대 기간 요원들을 살해하고 탈출해 서울로 향했고 대방동까지 진출해 군경과 대치하며 교전을 벌인 끝에 20명이 숨졌다.

살아남은 4명은 사형을 선고받았고, 공군은 이듬해 이뤄진 사형 집행을 가족 등에게 알리지 않은 채 시신마저 가족에게 인도하지 않고 암매장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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