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및 안전분야에 관한 협의회’ 소집
“군사활동 방향 제시…강경 입장 표명”
구체적 내용 공개 안 해…상황 관리에 무게?
김여정 “한국군 주범 증거 확보…대가 치를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소집해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 및 안전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소집해 최근 무인기 평양 침투 사건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강경한 정치 군사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북한이 지난 11일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이후 김 위원장 행보를 공개한 건 처음이다. 이번 사태의 중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김여정 부부장은 무인기 침투의 주체가 한국군이라는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4일 국방 및 안전분야에 관한 협의회를 소집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그간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협의체로 보인다. 협의회에는 노광철 국방상과 조춘룡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담당 비서(군수공업부장), 리영길 총참모장(합참의장 격), 리창호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겸 정찰총국장, 리창대 국가보위상(국정원장 격), 총참모부 포병국 및 탐지전자전국 등의 지휘관들이 참석했다. 군과 정보기관, 대남 공작기관의 고위급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형식상 한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유사한 기구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적들의 엄중한 공화국 주권 침해 도발 사건’과 관련한 종합 분석과 대응 군사행동 계획, 군사 기술·장비 현대화 대책 등을 보고받았다. ‘주권 침해 도발 사건’은 최근 북한이 주장한 한국 무인기의 평양 상공 침범 사건을 말한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면한 군사활동 방향을 제시하면서 나라의 주권과 안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 억제력의 가동과 자위권 행사에서 견지할 중대한 과업들을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은 당과 정부의 강경한 정치 군사적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김 위원장이 제시한 ‘중대한 과업’이나 ‘강경한 입장’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협의회 소집을 북한이 공개한 건 내부에 무인기 사건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을 고리로 북한 내 위기감을 높여 체제 결속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근 무인기 사건에 대한 종합 평가 및 정치군사적 대응 방향에 대한 최종 점검을 위해 협의회를 소집한 것 같다”라며 “김 위원장이 이 사건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국방 및 안전분야에 관한 협의회’라는 이름의 회의체를 공개한 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입장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대신 새로운 형식의 회의체를 개최한 것을 두고 북한이 상황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무인기 사건을 통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지만, 확전까지는 염두에 두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15년 8월 남북이 군사분계선(MDL)에서 포 사격을 주고받자 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개최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접경지대에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완전무장을 지시했다.
향후 군사행동의 명분을 쌓거나 남북 충돌시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려는 듯한 메시지도 나오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무인기 침투의 ‘주범’이 한국군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라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전날 한국군이 주범이라는 점을 “명백히 알고 있다”고만 했는데 이번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 기존에는 무인기 침투가 재발한다는 조건을 달고 군사행동을 경고했으나, 이날 담화에서는 아무런 조건도 내걸지 않았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창간 기념 전시 ‘쓰레기 오비추어리’에 초대합니다!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