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더힐에 기고
WTO 문제 조목조목 지적
'개도국 지위', 각국이 결정
중국도 개도국 혜택 누려
분쟁 패널도 다른 나라에 기울어
"적자 해결, 당파적 문제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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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상무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사진)가 "트럼프의 보편관세가 세계 무역에 1조 달러(1358조원)의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추산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에게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불합리한 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로스 장관은 14일(현지 시간)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미국의 무역적자는 트럼프나 바이든 때문이 아니라 WTO 때문이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했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의 WTO 탈퇴로 연결될 공산이 큰 보편적 관세 구상을 띄웠는데, 이는 대다수 WTO 회원국들에 재앙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의 보편관세 공약이 실행되면 "세계 최대 수입국인 미국은 글로벌 무역에 거의 1조 달러에 달하는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는 미국 쪽의 피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적었다. 로스 장관은 "그런 극적인 조처는 위험하겠지만 다른 나라들보다는 미국에 덜 위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모든 나라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계속 말해왔다.
로스 장관은 "대선 시즌이 가열되면서 미국의 785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 적자가 화제가 될 것"이라며 "이의 진짜 범인은 WTO"라고 꼬집었다. 세부적으로 로스 장관은 WTO의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각국이 무역 관련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스스로 선언할 수 있게 돼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로스 장관은 "개도국 지위 지정에는 엄격한 기준이 없어 세계에서 경제규모가 두 번째로 큰 중국을 포함한 WTO 회원국의 80%가 개도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미국은 중국에 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중국에 무역과 관련한 양보를 해야 한다"며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로스 장관은 WTO 분쟁해결 절차도 문제 삼았다. 그는 "WTO 분쟁해결 패널은 무역 흑자를 기록한 국가에 치우쳐 있다"며 "미국은 모든 WTO 사건의 4분의 1에서 피고였고 이 중 90%에서 패소했다"고 짚었다.
로스 장관은 "트럼프는 WTO에 강경한 입장을 취할 의향을 나타냈다"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아직 무역 정책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WTO 개혁을 옹호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무역적자 해결은 당파적 문제가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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