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후손 등 10개팀 참가…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특별무대도 선보여
멕시코서 아리랑 콩쿠르 |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전통 민요 아리랑이 이역만리 멕시코에서 한국의 '즐길 거리 아이템'으로 재해석되면서 관객의 흥을 돋웠다.
13일 저녁(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도심 역사 지구에 있는 에스페란사 이리스 극장에서는 멕시코 아리랑 콩쿠르가 열렸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에서 2018년부터 격년으로 개최하고 있는 이 행사는 올해 4번째로, 예선 심사를 거친 10개 팀이 경연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아리랑을 각자의 방식으로 편곡한 창작곡을 선보였다.
란체라, 쿰비아, 마리아치 등 현지 정서와 바이브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장르에서부터 락, 클래식(기타), 재즈 등까지 다양한 옷을 입은 아리랑이 색다른 무대를 보여줬다.
참가자 중에는 한인 후손도 있어서 그 의미를 더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멕시코를 방문 중인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이 정선아리랑 특별 공연도 했는데, 열정적인 연주와 이국적인 몸짓에 관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특별 공연 선보이는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
대상은 아리랑을 라틴 스카 리듬으로 담아낸 '스카리랑'(Skarirang)을 연주한 '라이스 라티나'(Raiz Latina·라틴의 뿌리)가 차지했다.
8만 페소(560만원 상당) 상금을 받은 라이스 라티나의 루이스 안토니오는 "아리랑을 모티브로 곡 작업을 한 건 매우 새로운 경험이었다"며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얻어 영광스럽고, 이번 기회를 계기로 한국을 더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길영 정선아리랑예술단 감독은 "한국에서도 이 정도로 다양하면서도 수준 높게 편곡을 할 수 있는 뮤지션이 많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 깊은 대회였다"며, 관객들에게 한국식 손가락 하트로 감사를 표했다.
주멕시코 한국문화원은 아리랑의 세계화와 현지화를 위해 이 대회를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우표 문화원장은 "아리랑은 독립, 혁명, 민주화 등 격동의 역사를 가진 멕시코 국민들에게도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우리 교민들에게도 1905년 중남미 최초로 에네켄 농장에 도착해 일궈온 한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하는 기회가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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