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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포용적 제도가 국가 성공 이끈다"는 노벨경제학상의 메시지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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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대런 애쓰모글루(다론 아제모을루)와 사이먼 존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는 제도학파 경제학자 중에서 슈퍼스타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애쓰모글루와 로빈슨은 세계적 베스트셀러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와 후속작인 '좁은 회랑'의 공동 저자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저자들은 경제 제도를 '포용적 제도'와 '착취적 제도'로 구분하고 번영의 길을 걷는 국가는 예외 없이 포용적 제도를 실천한 국가라고 주장한다. 포용적 제도는 법치주의에 기반한 사유재산 제도와 민주주의가 핵심인 반면, 착취적 제도로는 독재와 국가 권위주의 등을 꼽는다. 저자들은 각각 포용적 제도와 착취적 제도를 수용함으로써 운명이 갈린 대표 사례로 남한과 북한을 든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거의 비슷한 환경과 조건에서 출발했지만 남한은 시장경제의 총아로 발전한 반면, 북한은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반도에서 발생한 어마어마한 제도적 차이에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부국과 빈국으로 나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일반 이론의 모든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의 성패는 지리적·역사적·인종적 조건이 아니라 바로 제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 야코브 스벤손 스웨덴 왕립과학원 경제과학상 위원장은 "국가 간 소득 차이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며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 제도의 중요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비단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의 연구가 아니더라도 '한강의 기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눈부신 경제 도약 사례로 세계 경제학계로부터 주목받아왔다. 그 성공의 핵심 요인이 자유시장경제 채택에 있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사회주의 열풍이 몰아치던 시절에 자유경제의 길을 택한 앞선 세대의 혜안과 용기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이념적 갈등, 포퓰리즘이 만연한 시대에 우리의 성공 문법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지나온 길을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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