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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초거대 로켓의 '젓가락' 발사대 귀환 성공…모두가 놀랐다[코스모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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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넓은 세상'을 바라봅니다. 기술 발전으로 인식과 터전을 넓히는 '인류의 노력'을 바라봅니다. 지구를 넘어 광활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 '코스모스토리'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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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헤비 부스터가 발사대로 복귀하는 장면.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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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민간 우주개발 회사 스페이스X의 스타십 5차 시험발사(IFT-5)가 성공적으로 완료됐습니다. 인류의 우주 진출이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3일(현지시간) 오전 7시 즈음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 우주선의 5번째 발사가 진행됐습니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의 발사 테스트 때마다 실험의 목표를 공개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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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 역대 발사 장면.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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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발사에서는 성공적인 발사 이후 슈퍼헤비 부스터와 스타십이 분리되는 핫 스테이징 단계 이후 부스터가 발사대로 귀환에 성공해야 하고, 발사대에 설치된 젓가락처럼 생긴 메카질라(Mechazilla) 기계 팔이 캐치에 성공해야 합니다. 만약 슈퍼헤비의 제어가 실패하거나 복귀 궤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멕시코만에 추락하거나 비상 자폭을 하게 됩니다. 또한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간 스타십은 지구 재진입에 성공해 인도양 해수면 연착륙에 성공해야 합니다.

지난 4차 발사에서 슈퍼헤비는 멕시코만 연착륙에 성공한 바 있지만 발사대 귀환과 메카질라의 캐치가 첫 시도 만에 성공할 것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첫 시도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서입니다. 하지만 모두의 우려를 뒤로 하고 그 어려운 과정을 해냈습니다.

안정적인 미션 진행…놀라운 슈퍼헤비 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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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이 발사되는 모습.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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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00:00 발사 시간이 되자, 스타십은 슈퍼헤비의 랩터엔진 33개를 모두 점화하면서 굉음과 함께 날아올랐습니다. 4차 발사 시 1개의 엔진이 다운됐지만 문제없이 이륙에 성공한 것처럼 중계진은 일부 엔진이 꺼져도 문제없다고 설명했지만 모든 엔진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습니다.

힘차게 날아오르던 스타십은 발사 후 2분 35초, 고도 64km 지점에서 슈퍼헤비 엔진이 가운데 3개를 남기고 모두 스톱하는 핫 스테이지 분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5초 뒤 스타십과 슈퍼헤비가 성공적으로 분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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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헤비 부스터가 핫스테이지링 모듈을 분리하는 모습. 스페이스X 중계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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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은 6개의 엔진을 점화하며 날아올랐고 슈퍼헤비는 13개의 엔진을 연소하는 부스트 백번(Boost Back Burn)으로 복귀 궤도를 따라 이동했습니다. 발사 3분 41초에는 모든 엔진을 정지했고 4분 30초가 되자 슈퍼헤비는 동체 상단의 연결부인 핫 스테이지 링 모듈을 분리하고 남아있는 연료를 분사하면서 동체 방향을 바꿔 발사대를 향해 낙하합니다.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자폭 또는 멕시코만으로 낙하하는 것이 아닌 발사대로의 귀환이 결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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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헤비 부스터가 귀환하는 모습. 스페이스X 중계 영상 캡처



고도 1km 지점에서 슈퍼헤비는 다시 13개의 엔진을 점화하며 랜딩번(Landing Burn)을 진행합니다. 발사대 근처에선 가운데 3개의 엔진만을 사용하면서 짐범 모듈을 이용해 동체의 방향을 조정했고 스타베이스의 메카질라에 거치될 수 있도록 동체를 미세조정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메카질라 기계 팔은 슈퍼헤비의 상단부를 마치 젓가락으로 물제를 짚어내듯이 잡아냈고 결국 71m 크기의 초거대 크기의 슈퍼헤비가 발사대에 고정되면서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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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베이스 메카질라 기계팔에 슈퍼헤비 부스터가 거치되자 환호하는 스페이스X 직원들. 스페이스X 중계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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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베이스 메카질라 기계팔에 슈퍼헤비 부스터가 거치되자 환호하는 스페이스X 직원들. 스페이스X 중계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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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으로 지켜보던 스페이스X 임직원들은 물론 이를 중계하는 유튜버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성공을 축하했습니다.

날개가 일부 타올랐지만…안정적으로 재진입한 스타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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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 궤도 비행 장면. 스페이스X 중계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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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헤비와 분리된 후 계속 가속하던 스타십은 발사 8분 30초 시점에 상공 150km, 시속 2만 6502km에서 엔진을 정지하고 궤도 비행을 진행합니다.

여러 개의 자세제어 추진기(Reaction Control System, RCS)를 사용하며 고도 212km에서 궤도 비행을 하던 스타십은 서서히 하강하다가 발사 후 35분쯤 우주선의 날개를 이동하는 '플립 기동'을 하면서 동체를 수평에서 약 60~70도 정도로 기울여 내열타일을 전면부로 하는 낙하 자세를 취합니다. 그 후 아프리카 대륙 동쪽에 위치한 마다가스카르 상공 고도 약 110km 지점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대기권의 마찰열을 받으며 플라즈마 불꽃이 발생합니다.

4차 발사에서는 우주선 윗부분의 날개 한쪽이 거의 불타 녹아내렸는데요. 스페이스X는 이 부분을 보완하고자 내열 타일을 대폭 보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4차 발사 때와 달리 더 완만하게 하강했는데요.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대기권과의 마찰열이 줄어들어 우주선이 받는 열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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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의 재진입 과정에서 날개의 일부분이 불타는 모습. 스페이스X 중계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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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스타십의 날개는 안전했을까요? 안타깝게도 고도 52km 지점에서 한쪽 날개의 연결부 가운데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고 조금씩 불꽃이 커졌습니다. 내열타일이 떨어져 나갔거나, 방열처리가 부족한 이유로 결국 플라즈마를 완벽하게 막아내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4차 발사 때만큼 기동이 어려울 정도로 파손된 것이 아닌 연결부 가운데 일부분만 손상돼 기체 제어는 문제없이 진행됐습니다.

고도 36km가 되자 낙하속도가 시속 5천km 이하가 되면서 날개를 녹이던 플라즈마가 사라졌고 고도 20km에서는 수평낙하로 더욱 감속합니다. 이윽고 고도 1km 이하가 되자 랜딩번을 진행하면서 플립기동으로 동체를 90도로 세웠고 수면 위에 일시적으로 떠 있는 호버링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해수면에 연착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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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이 인도양 해수면에서 호버링을 하는 모습. 스페이스X 중계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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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타십의 해수면 착륙에서 특히 놀라웠던 건 미리 착륙 목표지점에 배를 띄워 놓고 지구 반대편에서 출발한 스타십이 정확히 해당 지점에 착륙하면서 그 순간을 중계했다는 점입니다. 스타십의 항법 기술이 얼마나 정확하게 작동했는지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내열타일의 방열 문제는 아직 해결과제로 남았지만 그 외 우주선의 출발과 착륙이 대부분 안정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5차 발사는 90% 이상 성공한 셈입니다.

FAA와의 갈등에서 우위를 점한 스페이스X


스타십의 5차 발사가 성공을 거두면서 스페이스X는 앞으로 스타십 발사에 대한 안전성을 강조할 수 있게 됐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최근까지 스타십 시험발사의 안전성을 문제삼아 스페이스X에 우주선 발사 라이센스를 발급해 주지 않고 있었습니다.

4차 발사 이후 수 개월 동안 라이센스를 미발급한 FAA에 일론 머스크는 "초대형 우주선을 건조하는 것보다 서류 승인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느냐"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우주정거장에 우주인을 보내는 크루9(CREW-9) 미션에서 팔컨9 발사체의 2단부가 오작동을 일으킨 것을 문제삼은 FAA는 수백 번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료한 팔컨9 발사체에 대한 라이센스를 일시 중단시키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지금까지 스타십의 발사가 오래 걸렸던 것은 기술력의 부재로 인한 지연이 아니라 행정적 절차와의 싸움으로 지연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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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맥코믹 미국 하원 의원이 켈빈 콜먼 FAA 상업용 우주 운송 담당 부국장에게 질의하는 모습.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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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과학위원회 우주 소위원회는 공청회에서 FAA의 우주 발사체 라이센스 허가 규정이 미국 우주 산업계 경쟁력을 떨어트린다고 비판하면서 8월에 준비 완료된 스타십 발사에 대한 라이센스가 9월을 넘어 11월로 연기된 것에 대해 따져 물었습니다.

당시 켈빈 콜먼 FAA 상업용 우주 운송 담당 부국장은 "스페이스X는 4개의 항공편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 3개의 항공편은 라이선스 수정 중에 있다. 미션마다 승인을 추진하는 회사가 바로 이곳이다"라고 답했다가 리치 맥코믹 하원 의원에게 "기술이 매일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나. 당신이 책임자고 당신이 차이를 만든다"고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는 이 장면을 자신의 X에 공유했고 FAA에 대한 비판 여론 조성에도 성공했습니다.

이후 스페이스X는 8일 스타십 발사를 FAA에 요청하면서 공식 X 계정에 13일 발사 준비 중이라고 공개하면서 FAA를 압박했습니다.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FAA는 결국 발사 하루 전인 12일 급하게 발사 라이센스를 허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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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A가 승인한 스타십 5차 발사 라이센스. FAA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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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FAA와 스페이스X는 5차 발사의 성공 여부에 따른 도박을 하게 된 셈이었습니다. 만약 슈퍼헤비가 발사대에서 폭발했다면 아마도 스타십의 6차 발사는 오랫동안 보기 어렵게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5차 발사의 성공으로 스페이스X의 향후 우주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이번 발사에 시간이 오래 걸린 만큼 스페이스X는 이미 6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어진 만큼 더 빠른 준비와 진행으로 완벽한 6차 발사가 가까운 시일 내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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