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근로자 3명 중 1명은 외국인
숙련도 떨어지고 의사소통 안돼 현장 부담 가중
전용 번역 프로그램으로 의사소통 어려움 해소
맞춤형 교육 도입…한국어 몰라도 이해 '쏙쏙'
건설현장에서 담당자가 ‘자이 보이스’를 활용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작업 유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GS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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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건설근로자공제회의 ‘2024년 건설근로자 종합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 현장의 하루 평균 기능 인력 구성비는 한국인 66.3%. 외국인 17.2%, 조선족 16.5%로 3명 중 1명이 외국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장에 외국인 비율이 증가한 것을 체감한다’는 근로자들의 응답도 83%에 달했다.
실제로 건설 현장 외국인 근로자는 2022년 3월 9만 3404명에서 2024년 3월 11만 8735명으로 27% 증가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에는 외국인 노동자 투입을 확대해 급등한 인건비를 잡겠다는 계획도 있어 앞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외국인 노동자 증가는 현장의 소통 장애와 전문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기 위해선 4시간가량 ‘건설업 기초 안전보건 교육’을 들어야 하지만, 교육이 한국어로만 진행되는 데다 별도의 시험도 없는 상황이다. 현장에 투입되는 외국인 대부분 숙련도가 떨어지고 의사소통도 어려워 안전사고 위험이 크고 부실시공의 원인이 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외국인 근로자와 원활한 소통을 돕는 번역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일례로 GS건설은 건설 현장에 특화된 인공지능 번역 프로그램 ‘Xi Voice (자이 보이스)’를 개발해 일부 현장에 도입했다. ‘자이 보이스’는 한국어 음성을 인식하면 120개 언어로 동시에 텍스트로 표현하며, 일반 번역 프로그램은 인식하지 못하는 어려운 건설 전문 용어도 정확하게 번역한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외국어 전용 앱 ‘모바일 HPMS’를 개발·배포했다. 이 앱은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5개 국어를 지원하며, 건설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500개 이상의 문장을 번역해 제공한다. 간단한 일상 회화뿐만 아니라 작업과 재해 방지와 관련된 용어까지 포함해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였다.
고속도로 건설 공사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베트남어로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DL이앤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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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도입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DL이앤씨는 한글을 몰라도 건설 현장의 위험 요소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안전교육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추락, 끼임, 질식 등 건설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사고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근로자들의 경각심을 높이도록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다국어 더빙·번역 교재와 전문 통역사를 활용한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고위험 작업을 대상으로 전문 통역사가 배석한 안전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외국인 근로자 채용 인원 상위 10개국의 언어로 안전보건교육 영상을 제작하고 현장에 배포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장에 외국인 근로자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외국인 근로자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 마련해 안전한 근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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