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부모살해 혐의 30대女 종신형 선고
도박으로 재산 탕진···부모 연금 등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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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부모를 살해한 뒤 4년간 자택에 시신을 보관한 한 여성의 엽기적인 사연이 알려져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11일(현지 시간) 일간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에식스주(州) 첼름스퍼드 형사법원은 아버지를 독살하고 어머니를 망치와 칼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버지니아 맥컬러(36)의 선고공판에서 최소 36년 후 가석방이 가능한 종신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피고인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 있어야 할 신뢰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오랫동안 시신을 숨김으로써 부모의 존엄성을 빼앗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사전에 대량의 처방약을 축적했고 알약을 부수고 분리하는 도구를 구매하는 등 상당한 수준의 사전 계획이 있었다”며 “이는 수개월에 걸친 계획적인 살인으로 간주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맥컬러의 범행은 2019년 6월 에식스주 그레이트배도의 자택에서 벌어졌다.
범행 당일 맥컬러는 잘게 부순 처방약을 아버지의 술잔에 타 독살했고 이튿날엔 어머니를 망치로 때리고 칼로 찔러 살해했다. 당시 아버지는 70세, 어머니는 71세였다.
그는 범행 후 아버지가 쓰던 서재에 아버지의 임시 무덤을 만들었다. 석조 블록을 직사각형 모양으로 쌓았고 그것을 여러 장의 담요로 덮었으며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 어머니의 시신은 침낭에 싼 후 침실 옷장 안에 숨겼다.
맥컬러의 범행은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난해 9월 동네 의원에 의해 드러났다. 그가 부모님을 위한 의원 예약을 취소하는 것을 수차례 반복하자 이상하게 여긴 의원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조사 결과 맥컬러는 부모가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해당 의원에 총 185회나 전화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부모가 여행을 떠났으며 한 달 후 돌아올 것”이라고 둘러댔다.
그러나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자택을 급습해 문을 부수고 집안으로 들어가자 그제서야 그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맥컬러는 “라디오를 들으며 침대에 누워 있는 어머니가 너무 순진해 보여서 공격했다”고 진술했다.
수 년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던 맥컬러는 2018년 6월부터 체포 직전까지 5년여 간 2만 1193파운드(약 3740만 원)를 온라인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도박을 위해 살인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맥컬러가 부모 사망 후부터 체포 직전까지 부모 앞으로 나오는 국가연금 5만 9664파운드(약 1억 530만원)와 교사연금 7만 6334파운드(약 1억 3480만원)를 챙겼다고 전했다.
맥컬러는 이웃들에게 부모가 보냈다며 바닷가 마을에서의 새로운 일상이 담긴 엽서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강민서 기자 peac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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