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연간 판매량 700만대
재무 개선세 뚜렷…올해 역대 최고 실적 전망
올해 S&P ·무디스·피치, 신용등급 A등급 획득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 2024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 성장'이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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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4주년을 맞는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체제 들어 완성차 업체 글로벌 판매 3위로 성장했다. 매출 증가폭 이상으로 영업이익을 가파르게 늘리며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그룹 체질을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은 정의선 회장 취임 4주년이 되는 날이다. 1999년 현대차 구매실장으로 현대차에 첫 발을 들인 정 회장은 기아 사장, 현대차 부회장, 현대차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을 맡은 데 이어 그해 10월 현대차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후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판매량이 가파르게 늘며 세계 3위 업체로 우뚝 섰다. 판매량은 2020년 635만 대에서 지난해 730만 대로 100만 대 가까이 늘었다. 올해 1~9월 현재 판매량은 539만 대다. 연간 판매량 700만대 수준을 유지하며 2위 폭스바겐그룹 뒤를 바짝 쫓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기아는 판매뿐 아니라 재무 개선세도 뚜렷하다. 현대차는 2020년 매출 103조 9976억 원, 영업이익 2조 3947억 원에서 지난해 매출 162조 6636억 원, 영업이익 15조 1269억 원으로 성장했다. 기아도 2020년 매출 59조 1681억 원, 영업이익 2조 665억 원에서 2023년 99조 8084억 원, 영업이익 11조 6078억 원으로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262조 4720억 원, 26조 7347억 원에서 올해 약 280조 원, 약 29조 원으로 성장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이익률도 두 자릿수로, 대중 브랜드를 넘어 럭셔리 브랜드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글로벌 신용평가사 S&P, 무디스, 피치 등으로부터 일제히 신용등급 A등급을 획득했다. 이른바 신용등급 A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기아,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가 전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tandard & Poor's·S&P)는 "현대차·기아는 지난 2022년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로 올라섰으며, 2023년에는 북미에서 4위를 기록하는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왔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9월 현대차 체코공장(HMMC)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왼쪽부터) 마틴 클리츠닉 HMMC 생산실장, 정의선 회장, 이창기 HMMC 법인장. 현대차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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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정 회장 부임 이후 완전히 다른 회사로 변모했다고 보고 있다. 과거 내연기관차 시대에서 '패스트 팔로어'였던 현대차·기아가 전동화 시대 접어들면서 '퍼스트 무버' 또는 '게임 체인저'로 재탄생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은 정 회장의 인사이트와 과감하고 빠른 결단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다른 업체보다 빠르게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마련했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시기에는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로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했다. 그러면서 전동화 전략을 늦추거나 폐기하지 않고 그대로 추진하며 '예정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그 결과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을 제치고 전기차 2위 업체로 올라섰다. 올해 4분기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와 내년 울산 전기차 신공장 준공 등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 키울 계획이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올해 초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에 3조 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고, 최근 자율주행 선도 업체 구글 웨이모에 아이오닉5를 공급하는 차량 파운드리 사업 추진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밖에 미래항공모빌리티(슈퍼널), 로봇(보스턴다이내믹스) 등으로 단순 자동차 회사를 넘는 모빌리티 회사를 꾸렸다.
지난해 1월 글로벌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는 정 회장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면서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 이상의 면모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토모티브 뉴스도 정 회장에 대해 "다양한 미래 기술을 선도하며 모빌리티 새 역사를 쓰고 있다"고 했다. 뉴스위크는 "대기업은 형식과 관습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지만, 현대차그룹은 예외"라며 "정 회장의 미래 비전이 현대차그룹을 진정한 혁신가로 바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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