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법사위 국감 출석 앞두고
민주당 '공익제보자'로 본격 보호 나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현희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관련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 강혜경씨 발언이 담긴 화면을 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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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한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씨를 '공익제보 보호인 1호'로 선정한다.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선거 브로커 명태균씨와 김 전 의원이 모두 잠적한 가운데, 오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유일하게 출석하는 강씨를 고리 삼아 이번 의혹을 집중 파헤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은 15일 '당내 공익제보자 권익보호위원회' 출범식에서 강씨를 '공익제보 보호인 1호'로 선정했다고 발표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에서 이번 의혹을 강력 부인하는 상황에서, 강씨를 당 차원에서 보호하는 공익제보자로 규정해 본격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다만, 강씨는 출범식에 참석하지 않고 변호를 맡은 노영희 변호사가 대신 참석한다.
강씨는 2년 전 창원 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되는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명씨가 2년 전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여론조사를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여론조사 비용 3억6,000만 원에 대한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냈다고 폭로했다. 이에 민주당은 그간 강씨를 '공익 신고자' '공익 제보자'로 규정하며 "보호가 필요하다(노종면 원내대변인)"고 공공연하게 강조해왔다.
민주당이 강씨 보호에 뛰어든 건 21일 법사위 국감을 고려한 의도가 다분하다. 강씨가 공천 개입 의혹 관련자 중에서 유일하게 국감에 출석할 예정인 만큼, 민주당으로선 집중 공세에 나설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에 따라 강씨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권한이 없음에도, 정무적인 고려에 따라 보호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나아가 김 여사 특별검사법에 대한 추진력을 얻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국감이 끝나는 대로 지난 4일 본회의 재의결 끝에 폐기된 김 여사 특별검사법을 재발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감기간 동안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지난번 4표에 그쳤던 여권의 이탈표를 더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이번 21일 법사위 국감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은 지난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도 본인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이에 야당은 여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동행명령장을 단독 발부해 경남 창원 자택으로 찾아갔지만 당사자가 집에 없어 헛걸음이 됐다. 동행명령 유효기간은 10일까지이며 강제 구인 효력은 없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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