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전 부산 금정구 스포원파크 금정체육공원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유세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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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여야의 막판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는 지역 일꾼론을 내세운 국민의힘과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이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고,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진보당과 조국혁신당이 민주당과의 대결에서 선전하면서 3자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전통적 강세 지역인 금정구를 지켜낼 수 있을지, 호남에서 혁신당이 민주당을 누르고 기초단체장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마항쟁 기념일인 10·16 재보선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확인심판이자, 재심판”이라며 “부마항쟁 정신으로 부산에서 심판의 깃발을 들어달라”고 말했다. 이번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권심판론을 또다시 강조한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선거전 마지막 주말인 전날 부산 유세에서 정권심판론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아직도 자신이 왜 총선에서 심판받았는지 모른다면 이번 기회에 2차 심판을 해야 한다”라며 “금정구청장 한 명을 뽑는 것이 아니라 ‘나라 운명을 손에 들고 있다’ 이렇게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영광군수 선거에 집중하던 조국 혁신당 대표는 이 대표의 요청으로 14일 금정구 유세에 힘을 모을 계획이다. 조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혁신당은 후보 단일화 이후 민주당의 선거 전략에 맞춰 지원하기 위해 준비를 갖추고 민주당의 요청을 기다렸다”며 “윤 정권 심판이라는 대의에 복무하기 위해 흔쾌히 부산에 간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전날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금정구에 총출동해 집중유세를 벌였다. 한 대표는 금정구에 위치한 침례병원 정상화 등을 약속하며 “국민의힘은 금정 발전과 주민들의 삶 개선에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의힘 전 금정구청장의 별세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를 두고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혈세 낭비’라 비판한데 대해서는 “패륜적 언행”이라고 공격했다.
한 대표는 야당의 김건희 여사 의혹 공격에 따른 민심 악화를 막기 위해 대통령실을 향해 전향적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연일 내고 있다. 김 여사 공개활동 자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된 김 여사에 대한 검찰 기소, 김 여사 의혹 관련 대통령실 인적쇄신 등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김 여사 리스크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산 금정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가 있던 2018년을 제외하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사례는 없다. 이에 국민의힘 강세가 예상됐으나, 민주·혁신당의 후보 단일화 이후 박빙 구도가 됐다. 에브리리서치가 지난 6~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김경지 후보가 45.8%로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 42.3%를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다.(응답률은 5.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 포인트)
민주당이 부산 금정에서 승리하면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에 탄력을 붙이고, 연임한 이 대표의 리더십도 한층 굳건해질 전망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곳을 야권에 내주게 되면 정권심판론이 확대될 수 있어 부담이 적잖은 상황이다. 한 대표 역시 지난 총선에 이어 재보선까지 패하게 되면 리더십에 상당한 상처가 될 수 있다. 여권 일각에선 선거 패배시 친윤석열(친윤)계가 한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흔들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 대결이 이뤄진 부산 금정과 달리,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는 야 3당 간의 대결이 핵심이 됐다. 선거 초반까지 민주당 장세일·혁신당 장현 후보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진보당 이석하 후보가 강력한 ‘뒷심’을 보이며 혼전 양상을 보인 것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 35.0%, 장세일 후보 33.4%, 장현 후보 27.4%였다.(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4.4%포인트)
정치권에서는 진보당의 돌풍 배경에는 민주·혁신당 후보들의 논란과 이와 관계된 양측의 비방전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장세일 후보는 사기·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전과가 논란이 됐으며, 장현 후보는 서울 청담동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영광에서는 월세살이를 하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받았다. 양당은 이 문제를 두고 상호간에 강한 비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각 당의 선거 전략도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에선 그간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1당의 위상이나 정권심판론을 강조했고, 혁신당은 민주당 호남 독점의 폐해를 지적해왔다. 반면 진보당에선 김재연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이 지난 7월부터 지역에서 무료 봉사활동을 하는 등 주민들과 밀착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소규모 선거인 만큼, ‘바닥훑기식’ 전략이 효과를 보인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영광에서 돌풍을 일으킨 혁신당은 민주당과 진보당에 비해 열세인 지역 조직력으로 막판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어려운 상황을 딛고 역전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않다. 당 핵심관계자는 “민주당이 텃밭이라 생각한 호남에서 혁신당에게 발을 들이는 걸 허용하면 향후 선거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도 이를 알고 있기에 사전에 단단하게 방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재보궐 선거를 둔 정치권의 열띤 경쟁은 높은 사전투표율로 이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진행된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는 20.63%,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는 43.06%로 집계됐다. 영광의 경우 사전투표가 처음으로 도입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밖에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는 27.90%, 민주당이 우위로 평가되는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사전투표율은 41.44%였다. 이번 재보선 본투표는 오는 16일 진행될 예정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오후 부산 금정구 거리 일대를 걸으며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와 유세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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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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